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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들 Apr 25. 2024

오늘도 브런치 작가를 꿈꿉니다

        

얼마 전 문화이장 특강에서 만난 분에게 개인 톡이 왔다. 보니 브런치 작가에 대한 문의이다. 잠깐 쉬는 시간에 브런치 작가에 관심이 있다는 말을 듣기는 했다. 그동안 사진 찍으며 글을 쓰고 살았는데 이제는 본격적으로 글을 쓰고 싶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주변을 보면 브런치 작가는 되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제법 있다. 심지어 브런치 작가되기 유료 강의가 있을 정도이다. 아무래도 작가라는 이름을 붙이다 보니 지원하는 모든 이가 선정되는 방식은 아니다. 또 브런치 작가 가운데서 출판지원 사업이 이루어지다 보니 브런치 입장에서는 작가 선별에 신경이 쓰일 것이다. 이 과정에서 떨어지는 이들이 생기고, 어떤 이들은 몇 차례 반복하다 보면 선정이 까다롭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브런치 작가 되는 것도 문제지만 되고 난 후가 더 문제다. 브런치 작가는 경쟁률이 만만치 않은 신춘문예 작가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어떤 면에서는 비슷한 점도 있다. 신춘문예나 잡지로 등단한 작가 중에도 작품을 쓰지 않는 작가, 등단작이 은퇴작이 되어버린 작가가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출발은 화려했으나 결과가 좋지 않은 예이다.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다가 글을 올리는 기간이 뜸해지면 연락이 온다. 처음에는 긴장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글쓰기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반면에 어떤 이는 브런치 작가가 되면서 인생 역전에 성공하는 이도 있다.


성공을 떠나서 브런치 작가로 산다는 건 내 이야기로 다른 이들과 공감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 작가 입장에서 글이라는 매개로 다른 이들과의 소통 창구를 만드는 방법인 셈이다. 실제로 브런치에 올라오는 글들은 주제도 제 각각이고 사연도 많다. 다양한 주제만큼이나 할 이야기도 많은 세상이다 보니 이전이라면 생각하지도 못했을 그런 소재들도 등장한다.


자기 내면에 숨겨두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올라오는가 하면 우리 이웃이 겪었을 소소한 이야기도 등장한다. 이혼사에 얽힌 자기 독백과 같은 이야기가 올라오고 장애를 겪는 아이 이야기도 나온다. 그런 글을 읽고 있노라면 마치 예전에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던 시절이 떠오른다.



나는 브런치 작가의 매력이 독자와 같이 성장하는 게 아닐까 싶다. 어떤 글은 저절로 시선이 간다. 나와 같은 처지는 아니지만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글이 있다. 그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이유는 특별하지 않다. 다만 내 말에 공감하고 이해해 달라는 의미이다. 그 마음이 어떤지는 나 역시 알고 또 안다.


서툴지만 내 글에 공감해 주고 댓글을 달아 응원해 주는 이들이 있는 한 작가의 글쓰기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물론 다른 사람들 때문에 글을 쓰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고심해서 쓴 글을 읽고 약간의 긍정과 격려를 해주는 일이야말로 글 쓰는 입장에서는 큰 힘이 난다.


사람들이 읽지 않는 글은 손님이 찾지 않는 가게와 같다. 물론 언젠가 빛을 발할 수도 있겠지만 당장 버티기는 힘이 든다. 그러니 아무도 찾지 않는 가게가 있거든 음료수 하나라도 팔아주면 어떨까 싶다. 억지로 읽지 않아도 브런치에는 응원해 주고픈 글이 넘쳐난다. 브런치에서 당신이 보내는 라이킷과 응원은 또 다른 멋진 글로 돌아올 것이다. 그게 사람 사는 세상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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