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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녕녕 Feb 11. 2020

사장님이 왜 못 놀러 다녀?

나의 하루|속 터지는 그 질문

사장님인데 직원 시키면 되지. 놀러가자~

사장님이 되고 알았다. 작고 크고 상관없이 사장님은 스트레스받는다는 사실을. 작으면 작은대로 크면 큰대로 직원들 밥그릇 챙겨줘야 되는 월급날의 스트레스. 여태까지 나의 사장님들. 세상의 모든 사장님께 존경의 뜻을 보내고 싶다.


조그마한 사업체를 운영하다 보면 수많은 일이 생긴다. 일을 하고도 돈을 받지 못하는 일이 부지기수고 디자인은 서비스인 줄 알고 개념 없이 시켜대는 '갑'사 덕분에  하루하루가 다이내믹하다. 일을 하면 = 돈이 반드시 생긴다 공식은 깨진 지가 옛날이고 사람을 못 믿고 의심하는 병이 생겨 쉽사리 일을 할 수가 없다. 그래도 또 속고 속아 직원들 월급을 줄  어 사무실 담보로 대출받아야 되는 상황이 오면 그 누구 탓하랴. 초이스의 미스를 이룩한 나 때문이지. 신랑의 눈치를 보면서 근엄한척하며 사업은 원래 이런 거야, 해보아도 눈치 백단인 신랑은 나의 헛소리를 다 아는 눈치이다.


주 7일, 월 30일 근무를 이뤄내는 나를 보며 기특하면서도 안쓰럽다. 사업적인 감을 길러보려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려 해 본다. 사업 십 년 차쯤 되었을 땐 고수가 되려나. 아직 띨띨하고 어리숙한 나는 아직도 동물적인 감. 돈 냄새를 잘 못 맡아서 미수의 프로젝트도 너무나 많기만 하다.


처음 누군가를 고소하고 법원에 들어선 날이 기억난다.  임신 6개월이었고 법원에는 서로를 미워하는 마음으로 가득 차있었다. 집에 돌아와서 눈물이 찔끔 났다. 이러려고 사업을 했던 건가. 내가 시간을 들여 일한 것조차 이렇게 인정받지 못하는 건가.


나의 업은 인테리어이다 보니 창작의 고통이 나름 존재한다. 시간을 들여 일을 해야 결과물이 잘 나오니 낮엔 법원 쫓아다니고 은행 쫓아다니고 '갑' 쫓아다니고 저녁에야 비로소 나의 진짜 업을 하고 있으니 아이러니하다. 사장님이 노는 것 같아도 백조 같은 존재라는 거.상처 잘 받는 존재라는 거. 같은 인간이라는 거. 알아줄 날, 언젠가 오겠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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