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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omo Dec 23. 2021

자동차부품도 당근하실래요?

자동차중고부품 활성화의 난제, 극복할 수 있을까?

"저 혹시 그.."로 시작되는 겸연쩍은 멘트와 함께 두 남성의 대화가 이어진다. 사랑하는 아이의 장난감을 구입하기 위해 퇴근 후 잠옷바람에 난생 처음 만나는 사람과의 조우. 유튜브 속 유쾌한 가상상황이지만 실제 코로나시대에서 서로가 단절되는 삶속에서 역설적으로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우리 이웃들과 연결되는 아이러니를 잘 표현한 영상이었다. 


유튜브채널 '너덜트'의 '당근이세요?', 일상 속 당근거래를 제대로 표현했다. 저 군용런닝은 정말... 


2015년 7월 처음 시작한 당근마켓은 2018년 1월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장한 이래 빠르게 성장하며 1년만에 이용자가 3배 가량 늘어났다. 실 사용자로는 카카오톡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월사용자 1,000만명을 넘긴 당근마켓의 성공요인은 무엇일까? 당근마켓은 거주지역 GPS 인증으로 상품의 신뢰도를 높이고 지역 정보 공유 커뮤니티 기능도 함께 하며 고정 이용자를 확보하는 등 기존 거래플랫폼과 차별화된 시스템을 도입하며 새로운 거래문화를 확립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결국 당근마켓 성공의 핵심은 중고물품 거래라는 가성비 넘치는 아이템을 1,000만명에 달하는 커뮤니티를 통해 거래하는 시스템을 정착시켰기 때문이다. 저렴한 중고물품과 이를 거래하는 방대한 수요와 공급이 선순환되었기 때문이다. 


자동차부품도 당근처럼 중고거래가 활성화된다면 어떨까? 실제 한국자동차해체재활용협동조합에서 운영하고 있는 '지파츠'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신부품보다 최대 70%이상 저렴한 중고부품들을 만날 수 있고 폐차장에서 생산되는 저렴한 중고부품들을 해당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다. 이미 전국에는 540개에 이르는 폐차장이 있고 연간 95만대에 달하는 우리나라 폐차대수를 감안한다면 방대한 양의 중고부품을 충분히 수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국내 최대 중고부품 공급 쇼핑몰 '지파츠'


중고물품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결국 가격이다. 특히 사치재가 아닌 이상 필수재로 저렴한 가격에 비슷한 효율을 가진다면 중고물품은 신품보다 훨씬 매력적인 유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중고부품 역시 외장부품의 경우 신부품과 성능적으로 차이가 없고 사용감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미 운행중인 자동차 역시 사용을 한 중고품이다 보니 실제 교체를 하더라도 이질감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특히 가격이 비싼 외제차의 경우 훨씬 더 저렴한 가격에 우수한 품질의 부품을 구입할 수 있어 중고부품 수요는 훨씬 더 높아지게 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 자동차 애프터마켓 시장에서 중고부품은 그 영향력이 매우 미미하다. 보험개발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보험액 중 중고부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단 0.3%에 그치고 있다. 이를 촉진하기 위해 보험사에서는 중고부품 사용시 신품가격의 20%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특약을 운영하고 있지만 반응은 미지근한 상황이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는 폐차업체의 증가, 폐차량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신부품위주의 애프터마켓을 가지고 있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중고부품은 당근마켓처럼 성공할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중고부품 사이트인 지파츠의 경우에도 부품 재고량은 30만점 수준이다.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가 2,200만대인 점, 차량 1대당 부품수가 30,000개(어셈블리형태의 완성형부품으로 구분하더라도 100개 이상)에 달하는 점에서 본다면 연식, 색상, 필요한 부품의 위치 등 모든 Needs에 맞는 부품을 구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또하나의 문제는 중고부품을 생산하는 폐차장과 실제 중고부품을 원하는 소비자의 자동차간 라이프사이클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국내 차량 생애주기는 대략 15년이다. 10년~15년쯤 사용한 자동차가 통상적으로 폐차되는 것이 현실이지만 자동차 중고부품을 찾는 수요는 대부분 5~10년령의 차량인 것이 문제이다. 결국 부품을 공급하는 폐차장과 부품을 구하는 수요자간 자동차 생애주기의 간극이 발생하는 것이다. 


앞으로 중고부품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결국 이 수요 공급의 수급이 맞아야 한다. 다행인 점은 그동안 문제가 되었던 침수차의 중고차 유입의 경우 침수로 수리가 불가능하거나 차량가액을 초과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 보험사 전손 결정 후 30일 이내에 폐차를 요청하도록 개정이 되었다. 이를 통해 비교적 신차종의 부품수급에 여유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2020년 95만대에 달하는 폐차대수만큼 여기에서 필요한 중고부품을 생산하고 이를 투명하게 수요공급을 활용할 수 있는 정보의 공유가 필요한 상황이다. 당근마켓의 성공요인이 GPS를 통한 허위매물없는 중고물품 확인, 이를 통한 안정적인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처럼 실시간으로 폐차입고정보가 공유되고 이를 통해 필요 부품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구입할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이런 생각이 들수도 있다. 굳이 폐차장에 들어갈 필요없이 직접 내 차의 부품을 판매하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이는 자동차관리법 35조 (자동차 무단 해체, 조작금지)에 따라 엄격하게 금지되는 행위이다. 반드시 정비사 또는 폐차장을 통해 부품을 탈거할 수 있어야 한다. 


자동차등록대수 2,400만대 시대, 국민 2명 중 1명은 자동차를 가진 요즘 차량의 경제적인 유지보수는 어느때보다 중요해졌다. 아끼는 자동차라도 적재적소에 필요한 중고부품을 활용하는 것은 현명한 소비습관이 될 뿐아니라 자원의 재이용을 통해 환경보호에서 크게 기여할 수 있다. 후미등 하나를 교체하는데 10kg, 앞문짝을 중고부품으로 교체할 경우 무려 0.1t에 달하는 탄소저감을 할 수 있어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저탄소 운동이 될 수도 있다. 앞으로 폐차정보에 대한 열린 활용을 통해 경제적인 차량유지를 권장하고 이를 통해 동근마켓처럼 중고부품 구매고객들의 유입이 활발히 일어나길 기대해본다. 


중고부품의 탄소배출저감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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