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가는데 매미가 한 마리 죽어있었다.
- 어? 매미다.
- 매미는 7일밖에 못 산다잖아.
나의 말에 그가 대꾸했다.
- 그러게.. 매미는 자기가 7일밖에 못 산다는 걸 알까?
- 모르지 않을까? 안다면 매미가 울 때마다 너무 슬플 거 같은데?
- 그런가. 나는 모르는 게 더 슬플 것 같아.
정답은 모를 일이지만 자기가 곧 죽는다는 것도 모르고 열심히 울고 있는 거라면 나는 그 매미가 너무 안타깝고 슬플 것 같다. 사실 생각해 보면 슬픈 건 제삼자인 내가 슬픈 거지 매미 자체는 별로 슬프지 않으려나. 어쩌면 매미 세계에선 이미 자신들의 일생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져 7일 후의 사망선고가 뜻밖의 죽음이 아닌 겸허한 삶의 마지막일 수도 있을 것이다. 나 참 열심히 살았다, 고생했다 생각하며 눈을 감을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