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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Aug 02. 2023

우유부단한 어른

회피형 인간, 미성숙한 어른

우유부단 : 어물어물 망설이기만 하고 결단성이 없음


얼마 전 친구와의 대화에서 싫은 것을 거절하지 못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성인이고 어른임에도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지 못하고 우유부단 일을 미루거나 회피하는 사람을 보고 나는

 

나이 먹고 어른이 됐음에도
단호하게 거절하지 못하고 우유부단한 행동을 하는 것도 멍청이야 


라는 말을 내뱉었다. 




그 말이 며칠 뒤 나에게 돌아왔다. 분명하게 거절 의사를 내비쳤어야 할 일에 '잠시 모르는 척하면 없었던 일이 되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모른 척 회피했던 것이 큰 눈덩이가 되어 돌아왔다. 내가 잠시 우유부단하게 결정하지 못하고 질질 끌었던 일은 누군가를 난감하게 만들었고,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되어 나를 향한 미움으로 돌아왔다. 


남들에게 상처 주기 두려워 끝을 흐렸던 말은 오히려 독이 되어 서서히 남을 괴롭혔고, 작은 눈덩이는 크고도 크게 불어서 결국 수습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돌아왔다. 이제는 조금 어른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는데, 잠시 거만해진 틈에 또다시 어린애 같은 실수를 저질러버렸다. 


<확실한 의사표현, 정확한 끝맺음> 이 모든 게 사실은 관계에서 상처받지 않는 가장 성숙한 방법이라는 것을 실수를 통해 배운 나는 쓰라리게 몸에 새긴다. 우유부단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선 끊임없는 노력 해야 한다.  


누구나 나이를 먹지만 쉽게 어른이 되지는 못한다. 우유부단한 어른은 그저 나이만 먹은 미성숙한 인간이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나는 현재 우유부단한 어른이구나. 미성숙한 존재인 스스로가 참 한심하게 느껴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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