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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서연 Jenny Jan 03. 2023

장롱면허 소지자의 운전도전기

Day1. 차와 친해지기

강사님과 첫인사를 합니다. '운전 얼마나 하셨어요?' 하시길래 '아무것도 몰라요'를 시전 했더니 시동 거는 법, 브레이크의 위치부터 차근차근 알려주십니다.

오늘 알게 된 사실은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기만 해도 시속 10~20km의 속도로 차가 움직인다는 겁니다. 엑셀을 건드리지 않으니 일단 덜 불안합니다. 우회전은 핸들을 많이 돌려야 해서 좌회전보다 어렵네요.

약간 범퍼카 타는 느낌으로 무사히 수업을 마쳐갈 무렵, 강사님이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남기십니다. "다음 시간에는 도로에 나갈 거예요~" "네..? @.@" 당황과 불안을 안고 일단 오늘 수업이 끝났음에 안도하며 집에 갑니다.



Day2. 도로로 진출한 시한폭탄

두 번째 시간에는 운전 연습장을 두어 바퀴만 돌고 진짜! 도로로 나갔습니다. 정신이 하나도 없지만 그래도 어떻게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갑자기 앞차가 속도를 줄이니까 "오오오오....?" 하면서 속도를 줄였더니 강사님이 웃으시면서 "오오오오 한다고 속도가 줄지 않아요~ 브레이크를 밟으세요." 하십니다. 세상에 말로 해결되는 일이 없네요.

운전은 너무 어렵습니다. 일단 유턴을 하거나 뭔가 어려운 퀘스트를 수행하고 나면 쉬고 싶은데 긴장을 놓을 수 없다는 점이 제일 곤란한 것 같습니다.

차에서 내렸더니 오른쪽 엉덩이가 뻐근합니다. 왜 자율주행 자동차가 아직 완성이 안되는지 원망스럽습니다.



Day3. 살아 돌아갑시다


두 번째 초보 운전자의 도로 여행은 동부간선로와 의정부로 연결되는 빠른 도로입니다. 시속 60km가 되었다가 70km가 넘습니다. 은근히 소심한 구석이 있어서 처음에 운전면허 딸 때는 제한속도를 넘어서 주행해야 하는 점수는 포기할 정도로 안전제일주의자인데 막상 해보니 별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도 수업시간이 1시간이 넘어가니 집중력이 살짝 흐트러지나 봅니다. 강사님이 자꾸 우측으로 차가 치우친다고 주의를 주십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커피라도 한 잔 마시고 올 걸' 싶지만 이미 도로 한 복판입니다. 나중에는 이 속도에 정신 못 차리면 집에 영영 못 간다고 생각하며 운전한 것 같습니다.

다시 시내로 돌아와 속도를 낮추니 조금 살 것 같습니다. 다음 수업시간에는 어떤 난관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하다고 쓰자니 궁금하지는 않네요.

어쨌거나 이렇게 운전을 배워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도 글을 마치기 전에 에세이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교훈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운전대 앞에서 3일을 보내보니 세상에 도전해서 불가능한 일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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