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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두 Oct 15. 2024

『아버지의 해방일지』‘함께읽기’

1일차 (p.7~p.32)

☆ 마음에 남는 구절


고통스러운 기억을 신이 나서 말할 수도 있다는 것을 마흔 넘어서야 이해했다. 고통도 슬픔도 지나간 것, 다시 올 수 없는 것, 전기고문의 고통을 견딘 그날은 아버지의 기억 속에서 찬란한 젊음의 순간이었을 것이다.(p.27)   

 



☆ 발췌     

자본주의의 적인 사회주의를 신봉하는 자가 아직 자본의 맛도 보지 못한 깡촌을 택하다니 이 또한 코미디다.(p.8)     


그렇다면 사회주의보다 더 강력한 것은 인간의 본성이 아닌가, 지금 생각해 봐도 지극히 현실적인 결론을 뇌세포에 각인했다. 그러니까 다시 말하면 콩 심은 데 반드시 콩이 나는 것은 아닌 법이다. 뼛속까지 사회주의자인 아버지의 피를 받고 그런 아버지의 교육을 받았지만 나는 어디까지나 현실주의자다. 남들에게는 빼도 박도 못하는 빨치산의 딸이겠지만.(p.11)   

  

바짓가랑이에 붙은 먼지 한 톨조차 인간의 시원이라 중히 여겨 함부로 털어내지 않았던 사회주의자 아버지는 마침내 그 시원으로 돌아갔다.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참으로 아버지답게. 마지막까지 유머러스하게. 물론 본인은 전봇대에 머리를 박는 그 순간에도 전봇대가 앞을 가로막고 서 있다고는 믿지 않았을 것이다. 민중의 한걸음, 한걸음이 쌓여 인류의 역사를 바꾼다는 진지한 마음으로 아버지는 진지하게 한 발을 내디뎠을 것이다. 다만 거기, 전봇대가 서 있었을 뿐이다. 하필이면 거기. 이런 젠장.(p.16)    

 

그 마음 생깐  것이 늙어서야 마음에 걸려다. 

나도 모르게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마음의 상처를 준 사람이 그만은 아닐 것이다. 인간이란 이렇게나 미욱하다. 아버지도 그랬다.(p.28)     

그게 무엇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영정 속 아버지는 여전히 그거사 니 사정이제, 나가 머라고 했간디, 천연덕스럽게 시치미를 떼고 있을 뿐이었다.(p.32)          


☆ 단상(선택)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아버지가 죽었다.”(p.7)는 문장으로 소설이 시작된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같은 인생을 산다. 그 누구나 태어나고 죽는다. 이것이 인생이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주인공 아리는 그녀의 가족들의 삶을 돌아본다. 주인공 아리는 “어렸던 그때도 지금도 나는 저러한 급작스러운 전이가 도무지 이해되질 않는”(p.23) 부모님의 행동에 아리는 냉소적이다.      

죽음은 우리를 생각하게 한다.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살피고 미래를 생각한다. 주인공 아리는 아버지 죽음 이후에 아버지의 지나간 고통과 아픔을 이해한다. 과거의 빨치산이었던 아버지의 과거는 주인공의 현재를 발목잡는다. 아리가 미래의 꿈을 한걸음 내딛때마다 걸림돌이 된다.  아버지는 누구에게나 사정이 있다고 말하지만 아리의 사정은 “그건사 니 사정이제.”라고 시치미를 떼고 있는 아버지의 영정 사진을 본다. 아리는 “나도 모르게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마음의 상처(p.28)를 준 아버지에게 그 마음을 생깐 것이 마음에 걸린다. 고통스러운 과거를 마주하면서 아리는 마흔이 돼서야 그 고통스러운 기억을 꺼내어 이제는 말한다.    


『아버지의 해방일지』 ‘함께읽기' 1일차입니다.

읽을 페이지는 p.7~p.32입니다. 

독자분들도 제가 발췌해 놓은 '마음에 남은 구절'을 필사를 해 보세요. 

필사한 구절로'댓글달기' 에 단상을 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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