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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오 Aug 19. 2019

코리빙에 특화된 '공간 기획' 이란(1)

스물여섯 번째 이야기 - 사업의 디테일 3-2)상품 – 공간의 구성(1)

지난 글에 입지를 정하기 위한 네 가지 고려 요소를 말씀드렸습니다. 재무상태 파악과 요구수익률 정하기, 사업의 목적 또는 성향 파악, (개인일 경우) 사업자의 성향과 호불호 확인, 그리고 경쟁상대 고려 였습니다. 코리빙 상품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입지뿐 아니라 공간, UX를 생각할 때 이 요소들을 계속 고려해야 합니다.

공간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마음먹으면서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도면 하나 없이 공간에 대한 설명이 가능한가 라는 자문 때문 이었습니다. 제가 했던 사업이 엄밀히 제 자산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적인 목적의 글에 특정 회사의 내부 정보를 사용할 수도 없어서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저의 다른 글들이 그렇듯이 특정 서비스의 노하우 전달이 아니라 코리빙에 있어 범용적인 고민을 하기 위한 것이기에 블로그 등 이미 공개된 자료만 활용해도 충분히 그 목적의 전달이 가능하리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간을 기획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코리빙 하우스의 목적을 정하는 것 입니다. 특정 하우스의 목적을 위해서는 사업 전체의 목적이 우선되어야 하겠지요.

예를 들어 주거의 편리함을 강점으로 하되 구성원의 관계는 개입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코리빙을 구성할 수도 있고, 공용공간 청소 등 생활에 필요한 일들은 구성원이 하면서 주거비를 아끼고 대신 커뮤니티 활동을 적극 고려하거나, 아니면 미니멀리즘을 지향하면서 특정 직업만을 위한 하우스를 만들어 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하우스의 특징을 만드는 것을 의미 하는데 간혹 코리빙이 아닌 방 쪼개기로 고시원 처럼 '집단 거주 집'을 생각 하시는 사업자들도 있습니다만 그것은 말 그대로 코리빙이 아닙니다.


이러한 일들은 모든 항목을 고려한 후 취사 선택하는 객관식이 아니라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작업이며 자유도가 높은 만큼 고통스러운 작업이기도 합니다. 입지를 선정할 때는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 고려되지 않아도 괜찮았지만 공간을 기획하기 위해서는 세밀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오랜 고민 끝에 코리빙 하우스의 목적을 결정 하셨다면 그 목적에 따라 어떻게 공간을 구성해야 하는지 알아 보겠습니다. 공간의 구성이 인테리어 설계와 공사 프로세스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건축과 실내 인테리어는 전문 영역이라 셀프로 진행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셀프로 진행하더라도 완성도가 많이 떨어집니다. 물론 하우스의 목적에 따라 하드웨어에 많은 투자를 하지 않는다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공사를 누가 하던 공간 계획은 내가 해야 합니다. 그래야 시공 전문가를 포함한 다른 이들에게 종속되지 않고 계획대로 공간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먼저 주거의 공간별로 어떠한 고려요소를 감안하며 기획해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주거 공간은 크게 내부 공간과 외부 공간으로 나뉩니다. 내부 공간은 개인 공간과 공용 공간으로 나뉩니다. 그리고 이는 다시 룸, 욕실, 화장실, 거실, 주방, 다이닝룸, 다용도실, 현관, 그리고 복도, 계단으로 나뉩니다. 한편 외부 공간은 루프탑, 지하 공간, 정원, 주차장 등으로 세분 됩니다. 거주하는 구성원에 따라 그리고 면적이나 사용 목적, 또는 경제적 여건에 따라 각각의 요소는 개인 공간이 될 수도 있고 공용공간이 될 수도 있지만 코리빙에서는 룸만 개인 공간이고 나머지는 모두 공용공간 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룸도 공용공간이 되기도 하며 이 경우 오롯한 개인 공간은 침대 뿐  입니다.

한편, 환기, 동선, 시선처리, 냉/난방, 수납, 채광, 안전, 위생, 습기, 콘센트 등 전기, 배수, 급수 등 기능적인 부분도 매우 중요하여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기능들은 각 공간을 설명하면서 녹여내는 방법으로 글을 구성하고 디테일한 내용은 UX 영역에서 다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의미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 합니다. <출처 : 커먼타운>

공간 기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닝(zoning)입니다. 즉, 공간을 나누는 작업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신축이 아닌데 무슨 공간을 나눈다는 것이지?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코리빙을 위한 조닝은 꼭 필요 합니다. 왜냐하면 기존의 집들은 전통적인 가족을 위한 공간 구획이기 때문에 코리빙의 그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 입니다. 예를 들어 혼자 쓰기 큰 룸은 두 개로 나누기도 하고 가구를 이용하여 다인용 룸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가장 쉽지만 좋지 않은 방법으로 철제 2층 침대를 활용하는 법도 있기는 합니다. 거실이 넓은 경우 룸으로 변경할 수도 있고 일반룸을 다이닝룸이나 거실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건축법으로도 거실은 '건축물 안에서 거주, 집무, 작업, 집회, 오락, 그 밖에 이와 유사한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는 방을 말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듯이 고정관념에 머무르면 안 됩니다. (건축법 2조 1항 제6호).

조닝이 완료되어도 각각의 공간별로 어떻게 기획해야 하는지 막막하긴 마찬가지 입니다. 그래서 공간별로 기획 시 확인하고 유의할 점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저는 공간 기획의 범주를 가구의 배치까지 보았습니다. 가전과 소품(침구 포함), 소모품들은 생활용품으로 분류하여 별도의 글에서 다룰 예정 입니다.

한편 인테리어는 원래 공간기획에 포함되지만 크게 보면 공간과 생활용품을 아우르는 것이기 때문에 공간, 생활용품의 구성 이후 별도의 글로 빼서 다룰 예정 입니다. 참고로 인테리어는 무조건 잘 되어야 합니다. 아무리 공간 구성이 좋고 생활용품을 고급스럽게 구비해도 인테리어 감각이 없으면 그 가치가 저하 됩니다. 반대로 인테리어가 잘되면 실제보다 가치가 올라가는 것도 가능 합니다. 인테리어는 눈속임 처럼 부작용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공간 구성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것은 사실 입니다.

먼저 가장 중요한 룸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일반적인 주택은 룸이 2~4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코리빙이 가능한 최소 면적부터 70평대 대형 고급 주택 까지 룸은 침대가 위치하는 가장 기본적인 공간 입니다. 룸은 몇 인실을 몇 개 구성하느냐가 가장 중요 합니다. 화장실, 욕실 개수와 거실 등 다른 공용공간을 고려하여 최적의 인원수를 조합해야 합니다. 룸이 많다고 모두 1인실로 하면 공용 공간이 남아돌아 수익성이 문제가 되고 다인실이 너무 많으면 주거 퀄리티가 하락 합니다. 보통 작은 룸은 1인실, 면적이 조금 크면 2~4인실로 활용하는데 다인실은 단순한 철제 2층 침대를 사용하는 경우 오르내릴 때의 흔들림과 소음 등으로 불편 사항이 많아 목공으로 제작하는 것을 추천 합니다. 그리고 큰 룸을 다인실로 이용하기 보다는 책장, 옷장 등을 활용한 구획으로 세미 1인실을 만들거나 가벽을 쳐 온전한 1인실을 만드는 것도 한 방법 입니다. 물론 1인실을 만든다고 먹방(창이 없는 방)을 만들면 안 됩니다. 답답함은 조명이나 인테리어로 커버가 가능하지만 통풍과 채광이 되지 않아 주거 퀄리티가 너무 낮아 집니다.


가벽은 내력벽에 비해 소음에 취약 합니다. 그래서 단순히 얇은 합판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방음제가 있는 소재를 사용하거나 벽 양쪽에 얇은 패브릭을 덮어 음파의 진동을 최소화 하여 소음을 줄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가벽으로 1인실을 만들거나 다인실을 호텔처럼 꾸며 주어도 좋습니다. <출처 : 커먼타운>

다인실은 소음은 어쩔 수 없지만 가구를 잘 배치하거나 침대 사이에 암막 커튼을 설치 하는 등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지킬 수 있는 시선처리가 될 수 있게 해야 하고 간접 조명을 잘 배치하여 야간에 다른 사람에게 영향이 가지 않는 방법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리고 최대한 모든 사람에게 채광이 될 수 있도록 기획 되어야 합니다.

침대를 세팅할 때는 밀레니얼 세대에 맞게 침대에서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는 콘센트도 반드시 구비해야 합니다. 그리고 침대에서 넷플릭스나 인스타그램을 할 때 빛이 새어 나와 남을 방해하지 않게 다양한 패브릭으로 아늑한 침대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도 노하우라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살아가는 사람을 위한 심도 깊은 고민이 있어야 디테일을 살릴 수 있습니다.

다음 살펴볼 영역은 화장실과 욕실 입니다. 일반적으로 한국의 주거는 두 가지가 한 공간에 있습니다. 두 가지 영역 모두 오전의 특정한 시간에 수요가 급증했다가 종일 비어 있는 특징을 가집니다. 보통 4인당 욕실/화장실 1개이면 보통이고 그 이상이면(5인당 1개) 불편 합니다. 물론 그 이하면 좋긴 하지만 구성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욕실과 화장실을 분리하면 정말 쾌적한 조건을 갖출 수 있습니다만 구조상 쉽지는 않습니다. 특히 일반적은 30평대 이하 아파트는 불가능 합니다. 이 경우는 룸에 있는 욕실을 독점하지 않게 동선을 기획하는 것이 중요 합니다. 대형 평수의 집은 분리가 가능하기도 하며 단독주택은 외부공간을 이용해서 새롭게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

욕실에서 가장 큰 애로사항은 욕실 물품의 보관, 수납 입니다. 특히 여성들은 샴푸, 컨디셔너를 비롯하여 모두 다른 브랜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지급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목욕바구니를 매번 룸에서 들고 나기도 쉽지 않습니다. 물론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쾌적성이 떨어진다는 의미 입니다. 그래서 환기가 잘 되는 수납 공간의 확보가 매우 중요 합니다. 피트니스센터의 락커 같은 모습은 아닙니다. 잠금장치가 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시선 처리만 될 정도면 충분 합니다.

공간이 넓으면  분리할 수 있습니다. 외부 수납 공간도 필요  합니다.   <출처 : 커먼타운>

추가로 파우더 룸 처럼 헤어 드라이나 간단한 메이크업이 가능한 공간이 구비되거나 세면대만 따로 있는 공간이 있어도 욕실의 기능이 분리되기 때문에 아침 시간이 훨씬 여유로워 집니다. 물론 하드웨어를 바꿀 수 없을 때는 입주자의 직업을 컨트롤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즉, 직장인이나 학생처럼 주기적인 오전 출근을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프리랜서들이 적절한 비율로 거주하면 욕실/화장실의 많은 문제가 사라 집니다.

다음 살펴볼 공간은 거실 입니다. 거실을 구성하는데 고려할 가장 중요한 요소는 크기 입니다. 즉, 하우스의 컨셉에 따라 거실 공간을 달리해야 합니다. 보통은 총 거주자의 절반이 한꺼번에 모였을 때 쾌적한 크기면 적당 합니다. 그러나 하우스 특징에 따라 모두 모여야 할 기회가 자주 있거나 반대로 거의 없다면 그 구성을 달리 할 수 있습니다. 모여야 할 기회가 많은 경우 디자인 이동식 의자로 실용성과 심미성을 동시에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의자가 항상 배치되어 있으면 답답합니다.) 구성원이 많이 모일 기회가 없다면 가구를 최소화 하고 창가에 바 테이블을 설치하여 학습, 업무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거실을 최소화하고 대화나 소규모 모임은 다이닝룸을 활용하게 하는 방법도 좋습니다. 혹은 앞서 언급했듯이 룸을 모임 공간으로 변경하고 거실을 룸으로 변경하는 것도 가능 합니다. 또 다른 컨셉으로는 룸을 생활에 필요한 최소 단위로만 만들어 거실에서만 생활하게끔 만들어 줄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거주자는 증가하되 거실을 구성하기는 조금 어렵겠지요.

출근이 없는 프리랜서 하우스는 거실을 작업 공간으로 활용 합니다.   <출처 : 커먼타운>

발코니의 확장과도 연계해서 고민해야 합니다. 하지만 발코니는 또 다용도실과 연관 있으니 잘 확인해야 합니다. 즉, 다용도실이 적거나 없을 경우 세탁, 건조 등 많은 부분을 발코니에 의지해야 하기 때문 입니다. 주방 - 다이닝 - 거실 - 발코니 - 다용도실 모두 연결하여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 합니다.

그리고 가전제품은 따로 다루겠지만 거실에서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 잠깐 언급하자면 TV는 가성비 좋은 대형 모델이 가장 좋습니다. 예전에 최고급 브랜드 디자인 TV를 구비했으나 아무도 몰랐던 경험이 있습니다. 요즘은 중국 제품도 괜찮으니 작은 것보단 큰 것이 가성비가 좋습니다.

다음은 주방입니다. 주방의 공간 기획은 일반적인 가정의 주방과 조금 달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 가정은 요리자의 동선에 초점을 맞추고 다른 가족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중요시 하는데 코리빙은 그렇지 않습니다.

코리빙의 주방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수납입니다. 여러 명의 구획이 잘 될 수 있도록 팬트리 설계를 잘해야 합니다. 보통 팬트리는 상단이나 하단에 설치하므로 개인별로 공평하게 배분되어야 합니다. 거주자의 신장도 물론 고려해야 합니다. 팬트리가 충분하지 않으면 별도의 수납함이나 가구를 준비해야 합니다. 가급적 공용 공간은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여러층으로 이루어진 하우스의 경우 각층마다 주방이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남성, 여성의 비율, 생활 습관에 따라 다르지만 개수대와 가스레인지(또는 인덕션) 그리고 요리 공간이 있는 일반적인 사이즈의 싱크대를 기준으로 보면 20명 이하일 경우 1개면 적당합니다. 특히 HMR(주1) 등이 잘되어 있어 전자레인지나 에어프라이어 등 가전제품으로 대체되는 요리가 많으므로 요리공간을 생각보다 많이 활용하지 않습니다. 보통 10명 미만이 살게 되는 셰어하우스의 경우 싱크대는 최소화해도 무난합니다.

음식물, 식기의 수납은 의류등 룸의 수납과는 조금 다르게 고려합니다. <출처 : 커먼타운>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음식물 쓰레기 처리 입니다. 아무리 좋은 아파트나 주상복합에서도 음식물 쓰레기 처리 방법과 동선이 잘못되어 출근길에 비닐봉지를 들고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집에서 악취가 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코리빙에서 처리하기 난감한 것 중 하나가 개수대 밑에 쌓여 있는 음식물 쓰레기 입니다. 여러 사람이 쓰레기를 배출하고 책임소재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단순히 공간 기획만이 아니라 생활서비스와도 연결이 되는 일이기도 합니다. 일단 세 가지 방법이 주로 이용 됩니다. 첫째는 개수대 하단에 음식물 분쇄기를 설치하는 방법, 개수대 옆에 음식물 쓰레기 건조기를 설치하고 발생시마다 옮겨 담는 방법, 마지막으로 음식물 쓰레기 전용 냉동고를 설치하는 것 입니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지만 저의 경험상 마지막 방법이 가성비가 가장 좋습니다.

고민하고 고민하여 중요한 것만 다룬다고 했는데 워낙 고려 요소가 많아 글을 나누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다이닝룸, 다용도실, 현관 등 나머지 실내 공간과 루프탑 등 외부 공간에 대해 다룰 예정 입니다.

 



주1) 가정식 대체식품, 네이버 지식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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