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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세 워런 버핏의 고별 서한

by 김영무
jennifer-kalenberg-eP1e_hAQ92Y-unsplash.jpg 사진: Unsplash의 Jennifer Kalenberg


여덟 페이지에 달하는 고별서한을 모두 읽었습니다. 생각보다 그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와 친구들, 오마하의 특별함 등에 대한 개인적인 서사가 길더군요. 자녀 세명의 공익재단에 출자하는 것과 그들이 미래에도 열심히 공익 활동에 노력해 주길 기대하는 아버지로서의 모습도 보여줍니다.


그에 이어진 버크셔 해서웨이의 미래에 대해서도 밝게 보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그의 은퇴 후 기업 주가에 영향을 줄이고자 했겠지요. 후임 CEO로 확정된 그렉 아벨에 대한 무한한 신뢰의 표현도 계속 이어졌습니다. 여기까지 거의 일곱 페이지를 사용했죠.


마지막 한 페이지가 바로 버핏이 사회에 남기고자 하는 “A few final thoughts”입니다. 다음은 그 내용에 대한 저의 번역입니다.


제 인생의 후반기가 전반기보다 좋았다는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합니다. 조언을 하자면, 과거의 실수 때문에 스스로를 자책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실수에서 조금이라도 얻을 것을 배우고 나아가야 합니다. 더 나아지는데 늦은 때란 없습니다. 올바른 롤모델을 정하고 그를 따라 하세요. Tom Murphy 같은 멋진 사람부터 따라 해도 멋질 거 같습니다.


훗날 노벨상으로 유명해진 알프레드 노벨을 기억하시나요. 그의 형이 사망했을 때 신문사가 실수로 알프레드 본인상으로 오보를 냈습니다. 죽음의 상인이라는 표현을 읽은 알프레드 노벨은 경악했고 다른 삶을 살아야겠다고 깨달았다고 합니다.


신문사의 실수를 기대하지 마세요. 자신의 부고에 어떤 내용이 담기기를 바라는지 결정하고, 그에 걸맞은 삶을 살길 바랍니다.


위대함은 엄청난 양의 돈을 축적하거나, 대중적인 인기 또는 권력을 갖는 것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누군가를 도울 때 당신은 세상을 돕는 것입니다. 친절함은 돈이 들지 않지만 값을 매길 수 없는 큰 가치를 가집니다. 남에게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황금률은 언제나 옳습니다.


수없이 경솔했고 많은 실수를 저질렀지만, 멋진 친구들로부터 더 나은 행동방식을 배우는 행운을 얻는 사람으로서 이 글을 씁니다. 청소부와 회장님은 둘 다 같은 인간일 뿐입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 매우 행복한 추수 감사절이 되길 바랍니다. 무례한 사람들까지도 포함해서 말이죠. 변하기 너무 늦은 때라는 건 없습니다. 당신에게 무한한 기회를 부여한 미국이라는 나라에게도 감사를 표하세요. 다만 미국은 보상을 분배하는데 공정하지만은 않다는 사실도 말입니다.


당신의 롤모델을 매우 신중하게 선택하고, 그들을 본받으세요. 당신은 결코 완벽해질 수는 없지만 언제나 더 나아질 수 있습니다.


톰 머피가 도대체 누군데 그를 롤모델로 삼나 싶어서 검색을 좀 해봤습니다. 1번으로 뜨는 것은 야구선수인데 그 사람은 아닌 것 같고. 찾아보니 버핏 회장의 오랜 친구이자 버크셔의 이사로 근무했던 인물이네요. 버핏 인생 최고의 조언을 한 사람이라고 소개되었습니다.


어쨌든, 버핏 회장의 조언을 읽어보면 우선 나이가 늙었다고 인생을 놓아버릴 필요는 없다, 그리고 친절함이 바로 위대함이다, 훌륭한 롤모델을 찾아서 그를 본받으려고 노력하라. 이 정도가 되겠네요?


셋 모두 아주 훌륭한 인생의 이정표가 될만한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친절함이 바로 위대함이다라는 주장이 가장 울림을 줍니다. 친절함이란 기질적인 것으로 거의 본능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성품이라고 해야 더 정확하겠죠.


성품은 바꾸기 정말 정말 어려운 것입니다. 자신이 평생 생활하던 행동 패턴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 있다면 그게 사람인지부터 확인해야 할 겁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변화를 싫어하고, 뇌라는 것도 변화를 싫어합니다. 그러니 친절한 사람으로 바뀌는 것도 너무나 어려운 일인 것이죠.


매일 아침에 나는 오늘 친절한 행동을 세 번 하겠다라고 다짐하고 침대에서 일어나야 간신히 조금이라도 바뀔 수 있지 않을까요? 다정한 말투를 사용하기 위해 애쓸 것이다. 남을 도우려는 이타적인 행동을 한번 이상 하겠다. 이런 식의 자기 다짐과 자기 암시가 필요합니다.


가장 바뀌기 어려운 것. 어쩌면 친절한 사람이 되기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미 친절함으로 가득한 사람이라면? 인정! 당신은 위대한 사람입니다. 존경합니다. 축하합니다. 그 친절함으로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아름답게 만들고 계십니다!


오늘의 질문: 오늘 당신은 친절한 사람이 되기 위해 무엇을 계획하고 계신가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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