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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가 밝힌 AI가 뇌에 미치는 영향

by 김영무
milad-fakurian-58Z17lnVS4U-unsplash.jpg 사진: Unsplash의 Milad Fakurian


MIT에서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사용해 글을 쓸 때 사람의 두뇌에 끼치는 영향과 그 결과물의 품질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연구는 하버드를 비롯한 유명 대학 학생들을 동원하였으며, 참가자들은 3개의 집단으로 나뉘어 에세이를 작성했습니다. 자력으로 쓰는 A집단, 구글 검색까지 사용한 B집단, 챗GPT GPT-4o를 사용한 C집단이었습니다. 그 과정에 뇌파 측정 장비를 사용해 뇌의 활성화를 분석했습니다.


첫 번째 발견은 AI가 사고를 획일화시킨다는 것입니다.


C집단에 속한 학생들의 에세이는 놀랍도록 비슷했습니다. 동일한 문구, 동일한 논리 구조, 비슷한 주장을 반복하는 경향이 뚜렷했습니다. AI가 그들의 사고 과정에 깊이 영향을 미쳐 결과물이 획일적이고 예측 가능하게 된 거죠.


이건 학생들이 AI를 사고를 도와주는 도구가 아니라 생각의 대체재로 사용했다는 증거입니다. 생각을 외주 시킨 거죠.


LLM은 방대한 텍스트를 모방 학습하여 단어를 예측하도록 훈련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뉴턴이 가장 좋아하는 과일은 xx이다 라는 문장에서 다음 단어로 사과가 나올 확률을 80%로 예측하는 형태입니다.


그런데 예측 성공률로 알고리즘을 훈련시키지 않고 실패율을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하도록 (할루시네이션이나 오류를 줄이기 위해) 설계되었습니다.


그렇다는 것은 결국 최대한 평균적인 결과물을 추구하게 되었다는 소리죠. 이 모델은 평균적인 예측자가 되도록 훈련되었습니다. 단어 선택도 평균을 지향하는 거죠. 아무리 잘해도 평균적인 수준이라는 말입니다.


두 번째로, AI를 사용하면 두뇌활동이 줄어듭니다.


두뇌 활동 모니터링 결과 챗GPT를 사용한 C집단의 경우 자력으로 글을 쓰는 학생들과 비교해 최대 55%의 신경 활동 감소를 보여줬습니다. 생각을 안 한다는 거죠.


자력으로 글을 쓴 학생들은 집중력과 기억력에 중요한 알파, 세타, 델타파에서 더 강한 뇌 연결성을 보였으며 더 높은 인지 부하를 경험했습니다. 두뇌가 열심히 일했다는 겁니다.


두뇌는 근육과 비슷해서 활용할수록 능력이 늘어납니다. 생각하기를 외주로 돌리면 돌릴수록 결국 나의 두뇌는 생각하는 능력이 뒤처질 수밖에 없습니다.


세 번째로, AI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돌이키기 어려웠습니다.


C집단의 학생들이 몇 개의 문제를 AI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고 마지막 문제만 남았을 때 AI사용을 금지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문제는 A, B, C집단 모두에게 직접 문제를 풀도록 했는데 C집단의 결과물이 가장 떨어졌다는 결과입니다. 놀랍지 않나요? 모두 다 미국의 유명 대학생으로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말이죠!


챗GPT의 사용을 중단하고 다시 자력으로 글을 쓴 참가자들은 글의 인용 정확도가 떨어지고, 세부 사항을 덜 기억했으며, 지속적으로 낮은 뇌 활동을 보였다고 합니다.


일단 AI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AI사용을 중단하고 나서도 이전보다 실력이 떨어진다는 거죠. 편의성에 중독이 되었나? 편안하게 생각을 외주로 돌리다가 직접 하려니 과거 실력이 안 나오는 것이겠죠?


결론적으로, MIT의 연구 결과는 AI를 활용하는 사람들은 더 빠르게 일할 수 있게 되었지만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지는 못했으며, 학생들의 작문 실력을 낮추며 뇌를 덜 사용하게 만들었다는 말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AI의 사용을 환영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이미 사용하느냐 마느냐를 논할 시기는 한참 지났죠. 더 잘 사용하는 길 말고는 없습니다.


위의 연구에서 특기할 사항은 AI를 어느 시점에 사용하는가가 인지 능력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라고 봅니다.

처음부터 AI를 사용한 사람은 의존성을 떨치기 어려웠지만, 처음에는 자신의 인지력을 사용하다가 나중에 AI의 지원을 받은 사람은 더 건강한 인지 패턴을 보였습니다.


효과적으로 AI를 사용하려면 초기에는 독립적인 사고 후에 AI도구를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일찍 AI에 의존하면 독창성, 기억력, 등의 손해가 발생합니다.


AI는 우리의 능력을 증강시켜 줍니다. 하지만 이는 애초에 증강할 능력이 있을 때만 가능하죠.


챗GPT와 같은 AI는 나의 생각을 외주로 돌리거나 대필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인 학습 도구로 활용되어야 합니다.


사소한 생각조차 AI에 아웃소싱 하는 사람들은 결국 대체될 운명을 자초하는 겁니다.


오늘의 질문: 여러분의 AI 활용은 어떤 방식인가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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