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는 있는데 집이 없음
진주생활 4일째, 아직 정신 못차렸다.
어제 생애 첫 차가 도착했다.
일요일 아침이라 텅텅빈 도로를
시속 30km 로 쌩쌩 달려 회사로 갔다.
주차를 마치자마차 박수를 쳤다.
나, 잘했어!
돌아오는 길에,
두 번 정도 옆차로부터 빵빵 거리며 혼났다.
오는길에 신호도 한 번 헛갈렸고,
사실 옆차도 잘 안보였다.
좁은 골목을 빠져나올때는
계속 삐삐삐삐이이이이 경고음이 들렸다.
가고 서는것 외에
대부분의 기능도 모르겠고
무엇보다 네비는 왜 안 켜지며,
왜 카메라는 꺼져있을까?
어떻게 켜지?
물어볼 사람이 없다.
너어무 너어무 괴롭고 외롭다.
숙소 주자창 3층까지는 겨우겨우 올라갔지만,
주차를 하지 못해 결국 주차를 마치신 '누군가'에게 부탁했다.
고맙게도 친절하게 쏴아악~ 주차를 해주었다.
아...생각해보니
난, 호텔에 놀러온 커플의 분위기를 깬
김여사였구나.
숙소는 남강이 내려다보이는 호텔이다.
내 방은 강이 보지지 않는다.
큰 불만은 없다. 장기 투숙객에게 그런건 사치다.
사실 멀리 새벼리라는 주장절리가 보인다.
그정도면 충분하다.
수건이나 세면도구를 매일 바꿔줘서 불편하다.
오늘은 ,
탁상용 거울이 필요하며, 함께
청소를 하지 말아달라고 메모를 남겼다.
"방해하지 마시오"라는 사인이 없기 때문이다.
주차에 지친 심신을 끌고 방에오니
청소도 되어있고 거울이 있었다.
고맙다...ㅠㅜ
내일 오후 집을 보여준다고 했다.
계약할 수 있다면 좋겠다.
이젠 더 좋은 집이나, 가격 따위 다 귀찮다.
편리하지만, 호텔은 역시 집은 아니었다.
운동가고 싶고, 건강한 음식도 먹고싶다.
낼, 차를 가지고 가지 말자, 피곤하고 무섭고
그래도 꾹 참고 운전해야 되지 않을까?
그래야 늘지 않을까? 아몰랑...
의식에 흐름에 따른 금일 일기. 끝.
진주에서 2년 가까이 일하고,
그곳을 떠난지 반년이 다 되어가는데, 이 글을 발견했다.
다시 열어보지 못할 만큼 바쁘게 보냈다고, 그렇게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