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스크랩업 종사자들의 운전량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영업일선에서 뛰고 있는 필자도 월 만킬로미터수준을 운행한다, 집게차운전자들, 전국을 운행하는 방통차량 사장님들 모두 상당시간을 운전에 할애하고 있을 것이다
운전매너과 스크랩산업의 연관성을 살펴보자. 교통체증이 심해지면 답답하고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이때 누군가 끼어든다면 당연히 기다림에 지친 운전자는 화가 나게 된다. 그런데 모든 일이 해결되는 리액션이 있다. 오른손을 들어 룸미러앞에서 흔들어주면 모든 화가 풀어진다. 또한 막히는 길에서 끼어들 때 문밖으로 손을 흔드는데 비켜주지 않는 차량은 거의 없다. 방향지시등을 켜고 들어가는 것보다 훨씬 급할 때 쓰는 방법인데 그 효과 또한 확실하다.
우리 스크랩산업에서 흔든다는 것은 마진(Margin, 이윤)의 형성을 의미한다. 누군가는 저가의 스크랩을 구매하여 보관하고 단가가 인상되어 판매한다면 이윤이 확보된다. 또한 다른 측면에서 고가 재고를 보유한 업체들은 손절매를 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저가 재고를 구매하여 확보하여 평균단가를 인하시킬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주식시장에서 흔히 말하는 ‘물타기’이다).
최근 스크랩 구매단가 변동을 보면 기이하리만큼 흔들림이 없다. 지속적인 상승세이거나 파스(펄스, Pulse : 순간진폭)가 너무나 길다. 과거 3개월의 주기가 형성되고 봄인상/여름인하(보수)/가을인상/겨울(전기료인상으로 인한 단가인하)의 이슈포인트 이외에 추석/설 등 명절 공급상들의 자금여파로 인한 구매전술들이 존재하였고 운영자들의 판단으로 출고여부가 결정되던 것과는 달리 제강사들의 재고보유에 따른 다양한 구매전략과 시장의 판매전략이 충돌한 듯, 다음주를 예측하기도, 섣불리 인상인하를 예단하기도 힘든 상태이다.
시장발생량의 많고 적음, 제강사들의 재고량 변화, 생산원가, 제품가격, 스크랩 수입 유무, 보수, 휴가등의 많은 요인들이 스크랩시장의 주요 이슈로서 매번 화제에 오르내리지만 이것들을 모두 포함하여 반영되는 지표가 단가일 것이다. 단가의 변동은 곧 시장의 이상현상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제강사나 고물상이나 유통업체나 모두가 바라는 것중의 하나는 “안정적인 사업운영” 임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업계의 안정이 단가의 불안정에서 나오는 이윤확보라는 것은 업계종사자 누구나 공감하고 있으니 참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해결책은 있다. 공존할 수 있는 수준의 적당한 흔들림의 범위를 설정하여 안정적으로 흔드는 것이다. 허용범위 밖으로 손을 흔들면 팔이 꺾이고 몸을 너무 흔들면 허리에 부담이 온다. 적당한 것이 모두에게 좋듯, 손을 흔들면 상대가 좋고 몸을 흔들면 내가 좋다. 그리고 단가가 흔들리면 우리 산업 모두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