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남윤재 Jan 12. 2019

고철영업꾼이 바라보는 세상

슬로우 슬로우 퀵 퀵

 최근 시장의 이슈는 “과연 언제까지 하락장세를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10월 말부터 하락장을 시작하여 각 제강사의 구매단가는 인하에 인하를 거듭하고 있고 최근들어서는 인하공지와 동시에 다음번 추가 인하를 공지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오를때는 슬로우슬로우 내릴때는 퀵퀵하니 답답하기 그지 없는 현실이다. 

 슬로우 슬로우 퀵 퀵, 모든 세대에서 한번씩 들어봤을 이 단어는 댄스스포츠 용어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 단어가 혼자 연습할 수 있는 삼바, 자이브, 차차차등의 라틴댄스에서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데 탱고, 왈츠, 폭스트롯, 퀵스텝 등 파트너와 함께 해야만 하는 모던댄스 종목에서는 법칙처럼 중요하다는 것이다. 자칫하면 스텝이 엉켜 넘어지거나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스크랩의 구매정책도 제강사와 시장이 함께 반응하고 받아주는 상호간의 스포츠와 유사하다.  시장에서도 제강사의 구매단가가 이상하리만큼 높아지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평소에는 잘 묻지않는 부분인 철근제품값이 얼마냐? 형강류 제품단가가 어떠냐? 경기가 좋은 이슈가 무엇이냐? 등 제강사 관련 이슈들을 챙겨묻는다.  물론 제강사도 마찮가지다.  입고량이 떨어지고 재고가 부족한 상황이면 여지없이 시장의 분위기나 계약구매가 가능한 대규모 물량을 문의하곤 한다.  정보를 주고 받는 입장에서 신기하기 그지 없다.    

 최근의 인하는 시장재고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시작하여 초반 시장에는 반등기대감이 상당했다.  하지만 제강사들의 고철수입소식과 연이은 인하공지에 기대감이 좌절되고 공장들의 출고합류로 유통상들의 출고량이 늘면서 시장의 출고가 합류되는 모양세로 진행되었다.  인하초기 시장에서는 믿지않는 상인들도 매우 많았다.  영남권제강사는 수입이 어렵다는 이유도 있었고 현대제철 당진공장의 파업에도 되려 타제강사는 단가를 인상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초기 의심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제강사의 구매전략에 수긍하였고 지속적으로 물량을 반출하고 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금번 제강사의 단가인하가 너무 급해보인다는 점이다.  상승기에는 조금조금씩, 계약구매등으로 단가를 쉽게 인지하지 못하리만큼 어지럽게 조금씩 단가를 올리는 슬로우 전략을 썼다면 내릴 때는 기존의 일주일~2주 기간이 아닌 2일, 3일만에 인하하는 상황도 보였다.  

 시장은 추울 때 옷깃을 여미고 더울 때 옷을 벗는 것처럼 올릴 때 더 물량이 잠기는 현상이 있다.  이러한 현상에 근거한다면 올릴 때 최대한 빨리 올리고 1~2주의 인하공지를 통하여 장기적으로 물량을 흐르도록 만드는 퀵 퀵 슬로우 슬로우전략이 필요하다.    

 얼마전 필자가 칼럼에서 언급한 조삼모사처럼 제강사는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하고 시장에서는 적정단가를 통한 노력의 대가를 확보하는 것이 목적인 것처럼 따뜻한 구매정책으로 손해보는 측이 없는 시장분위기의 형성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본 컬럼은 철스크랩 산업지 스크랩워치에 개제된 본인 칼럼의 원문이다.  스크랩의 시장가격과 물량출고의 연관성을 찾아 적용가능한 해법을 제시하고자 작성한 칼럼이다.>

작가의 이전글 고철영업꾼이 바라본 세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