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란 단어가 있다. 1980년 ~ 2000년대 출생의 밀레니얼 세대와 2000년대 이후 출생인 Z세대가 합쳐진 말로 2020년대 경제, 사회 전 분야를 통틀어 가장 핫한 키워드다. 요즘 젊은 세대를 통칭하는 단어로 세대를 구분 짓는데 쓰이는데 이것만큼 성의 없게 만들어진 단어가 없다.
생물학적으로 한 '세대'는 30년으로 구분된다. 우리가 흔히 OO세대라고 부를 때의 세대는 이보다 더 짧다. 1970년대 출생의 X세대, 전후 ~ 1960년대의 베이비붐(1차) 세대 등 10~20년을 주기로 세대가 구분된다. 하지만 MZ세대는 무려 40년, 혹은 그 이상을 아우르고 있다. 마치 누가 구분 짓는 것도 귀찮아 '80년 이후는 MZ로 퉁쳐~'라고 정의한 것처럼.
흥미로운 점은 MZ세대 내에서도 문화와 세대가 구분된다는 거다. 90년대생만 하더라도 핑클 세대의 90년대 초반과 2NE1 세대의 90년대 후반이 구분된다. 이는 MZ세대란 단어는 세대를 구분 짓는데 적합한 단어가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그렇다면 궁금해진다. 대체 이 단어는 어떻게 나왔고 처음 쓴 사람은 누구인가.
심리학적으로 인간의 습성은 자기가 속한 집단 이외의 집단은 배척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중국이 중화사상으로 똘똘 뭉쳐 타민족을 오랑캐라 부르고, 고대 로마가 로마 이외의 유럽 민족을 '게르만족' 혹은 '바바리안'으로 통칭한 것과 같다. 어쩌면 MZ세대란 단어도 이런 현상에서 나오지 않았을까? MZ 이외의 집단이 세대차이로 이해하기 힘든 세대를 편하게 통칭하기 위해서 말이다. '젊은 세대는 이해를 할 수가 없어'라는 세월의 차이를 분명하게 나타내는 문장 보단 'MZ세대라 이해할 수 없어'가 더 마음이 편하다. 이는 반대 입장에도 똑같은 현상을 보인다. 젊은 세대 또한 이해하기 힘든 세대를 흔히 '꼰대'라는 부정적인 단어로 지칭한다. '꼰대니까 이해할 수 없어'가 세대차이를 느낀 젊은 세대에겐 더 안정적으로 느껴진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의 꽃-. '그들이 MZ세대라 통칭했을 때, 비로소 MZ세대가 되었다.'. MZ세대라 부르니까 그 사람은 MZ가 되었다. 하지만 1980~2000년대 사람들을 붙잡고 물어보라. 이들 중 그 누구도 본인이 MZ세대라는 걸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