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치키 Feb 21. 2019

혜자의 시간은 빠르게 간다

JTBC 월화드라마 <눈이 부시게>


[신작 어때혜자의 시간은 빠르게 간다, 드라마 <눈이 부시게>

ⓒJTBC

혜자에게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특별한 시계가 있다. 어린 시절 우연히 주운 시계는 언제든 원하는 과거로 데려다주었지만, 돌린 시간만큼 나이를 먹는 혹독한 대가가 따랐다. 스물다섯 살 혜자는 택시기사였던 아빠의 교통사고를 막기 위해 깊숙이 넣어둔 시계를 다시 꺼내고, 수많은 시도 끝에 결국 아빠를 살리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다시 마주한 얼굴은 70대의 나이 든 혜자다.


지난 11일 첫 방영한 JTBC의 새 월화 드라마 <눈이 부시게>가 ‘타임루프’라는 뻔한 소재에 기대면서도 신선하게 느껴지는 건 70대 여성이 주연인 보기 드문 작품이어서다. 노년의 여자 배우가 누군가의 할머니나 엄마 역할이 아닌 드라마는 <디어 마이 프렌즈(2016)> 이후 실로 오랜만이다. 게다가 주인공 ‘김혜자’를 연기하는 배우 김혜자와 한지민의 조합은 이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인다.


하지만 1-2회에서는 극의 기대를 반감시키는 다소 뻔하고 게으른 설정들도 보인다. 같은 흙수저 인생이라도 제 할 일 다하며 똑부러지는 기자 지망생 남주에 비해 아나운서 지망생 혜자는 어쩐지 좀 허술하지만 여주 특유의 ‘밝고 사랑스러움’으로 무장한 캐릭터다. 주인공이 괜히 다른 여자를 시기하는 여적여 구도도 갸우뚱하게 한다. 여러모로 새로운 캐릭터인 ‘혜자’가 그다지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한순간에 시간을 잃어버린 70대의 혜자는 점차 깨달아 갈 것이다. 스물다섯은 “뭘 하기도, 안 하기도 애매한 나이”가 아니라 뭐든 해볼 수 있는 나이였다는 것을. <눈이 부시게>는 빠르게 지나가버린 혜자의 시간을 통해 우리에게 흘려보낸 시간의 의미를 되묻는다. 



[눈이 부시게 / 드라마]
● 방영: 2019.02.11~ 매주 월/화 오후 9:30 
● 출연: 김혜자, 한지민, 남주혁, 손호준 등 
● 제작: 연출-김석윤 / 극본-이남규, 김수진
● 방송: JTBC



치키 웹사이트: http://cheeky.co.kr/
치키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cheeky.co.kr
치키 인스타그램: http://instagram.com/cheeky.co.kr
치키 트위터: https://twitter.com/cheeky_co_kr   


매거진의 이전글 스카이 캐슬의 여자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