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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108배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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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미루 Jul 13. 2023

108배 24일 차

생각이 아닌 마음을 나누려고 모인 것

  일부러 출근 전에 30분 일찍 알람을 맞춰놔도 미적대다가 부랴부랴 끝냈다.

 집중이 안되고 별 망상이 떠올랐다. 어젯밤에 숙제로 들어야 했던 두 시간짜리 즉문즉설 생방송이 세 시간처럼 길게 느껴진 일, 나중엔 너무 피곤해서는 스님은 오늘따라 왜 이렇게 질문을 많이 받나 원망도 들고 자러 가버릴까 생각도 들었던 일. 

  그리고 불교대학 초기 같으면 즉문즉설 마지막에 조원끼리 마음 나누기 할 때 억지로 기억에 남는 구절 같은 걸 찾아서 발표했을 텐데, 어제는 그냥 당시 느껴지는 마음을 가감 없이 얘기했다.


  전에 스님이 '불교대학은 생각이 아닌 마음 나누는 걸 연습하려고 모인 거'라는 말에 확 깨닫고선, 있는척하고 잘 보이려는 내 모습을 조금씩 놓아보고 있다. 괜히 말했나 후회도 될 때도 있지만 덜 솔직하게 살았던 때에 비하면 후련하다.

 

  그리고 최근에 마음에 드는 사람이 생겼는데 수행 내내 리플레이 대파티였다. 무슨 말을 했어야 하는데 후회, 무슨 말을 안 했어야 하는데 후회... 무한반복 속에 '아 내가 또 잘 보이고 싶어 하는구나, 그 사람에게서 관심이 안 느껴지면 내가 무시받는단 느낌을 받는구나'를 알아차렸다.

 요즘은 좀 더디긴 해도 어떤 상황에서든 나를 알아차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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