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이 가지고 있는 키
거의 한 달 만에 참여한 새벽 공동정진에서 혼자는 느낄 수 없던 에너지를 느꼈다.
생각이 너무 많아 일찍 눈이 떠져서 글을 쓰며 이런저런 생각정리를 하고 나서 정진에 참여하니 정화가 되는 느낌이었다.
요새 아빠가 계속 몸이 더 안 좋아지고 있고, 나는 그것에 대해 직면하기를 거부하고 있었던 것 같다. 새벽에 글을 쓰며 내가 내린 결론은, 아빠와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게 내가 지금 해야 할 일이라는 거다.
지금 이 시점에서 아빠를 비난할게 아니라, 삶의 낙을 만들어주고 의지를 만들어주는 게 바로 내 몫이었다.
미안함에 참회하며 눈물이 났다. 이해받으려 하지 않고 이해하며 살겠다는 구절에서 또 눈물이 났다.
그간은 아빠의 짜증도 못 견디겠고 아는 체 하는 모습도 아니꼽고 그냥 다 미웠는데, 아빠와의 관계를 내가 잘 풀지 못하면 내 인생에서 어떻게 회한이 남고 어떻게 꼬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빠에겐 아빠만이 갖고 있는 배울 점이 분명 존재한다. 하다못해 반면교사도 존재한다.
거부하고 있지만 나에게도 아빠 같은 면이 아주 많고, 그런 성격이 나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끼쳐서 삶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른다.
그걸 반면교사 삼아 역행하는 법은, 내가 깨닫는 길 뿐이다. 그중 하나가 아빠와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키를 나만이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크게 보고, 멀리 보고 넓게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