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대로도 감사하다
일어나서도 잡생각을 한 뒤에 108배를 하니 집중이 안 돼서, 앞으론 벌떡 일어나서 바로 하기로 다짐하곤, 오늘은 눈이 번쩍 떠져서 벌떡 일어났다.
희망편지를 읽다 '살아만 있어도 대성공'이라는 문구에 저번에도 눈물 나더니 이번에도 눈물이 났다.
어릴 때 외롭고 괴롭게 지내던 아이가 죽지 않고 살아있어 줘서 너무 감사하고, 그리고 그저 살아있는 것만이 아니라 부모와의 관계를 내가 먼저 재정립하려 하는 그 모습에 눈물이 나고 나 스스로가 대견하고 고마웠다.
오래 묵은 나와 이별하는, 이런저런 마음이 뒤죽박죽 섞인 마음이다.
108배하는데 계속 아빠 걱정이 들어서 '아빠가 낫게 해 주세요'라고 빌려다가, 결국 본인이 깨우치지 못하면 아무 소용없단 걸 알기에 '아빠가 깨우치게 해 주세요'라고 하려다, '그냥 점점 나아질 거다 감사하다'라고 하려다, 사실 지금 이대로도 감사하게 느껴졌습니다.
지금 현재에 살아있고, 나와 대화 나눌 수 있고, 내가 관계를 개선하고 싶은 사람이 죽지 않고 살아있단 사실만으로도 참 감사한 일이라서, '지금 이대로 감사합니다'라고 되뇌며 절했습니다. 정말로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감사한 하루입니다.
오늘도 벌떡 일어나 절 할 수 있어 감사하고, 함께 수행하는 도반님들이 계셔 참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