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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양 Feb 24. 2019

상주시 복합문화공간, 우리의 시작과 방향성

아직은 없지만 곧 생길 공간

  '상주의 복합문화공간'

  아직은 없지만 곧 생길 공간, 어쩌면 우리 몰래 어딘가에 숨어있을지도 모르는 공간

  우리는 상주에 복합문화공간을 구상하고 있다. 복합문화에 청년문화를 포함한다고 규정했다. 우리는 청년들이 상주시에 머무르지 않고 떠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또 상주에 살고 있는 청년들이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한 것이 안타까웠다. 어쩌면 상주라는 곳이 "덜 지루해지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를 가지며 이에 맞는 공간을 물색했다.


  처음 이주를 결정하기 전에 상주를 몇번 정도 찾아왔다. 기차를 타고 상주역으로 왔는데, 상주역을 지나 중앙시장으로 이어지는 라인, 그 라인의 연장선에 있는 인봉동이라는 곳이 아주 조용하고 마음에 들었다. 우리가 추구하는 꽤나 오래된 빈 집들을 많이 찾을 수 있었고, 인봉동이 가진 분위기와 복합문화공간이 절묘하게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는 이 작은 동네에 활력을 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우리가 후보에 넣었던 모든 집은 주인이 연락이 되지 않거나 주인이 있다해도 팔 생각이 전혀없는 분들이였다. 


  알고보니 인봉동은 상주시에서 추진하는 도시재생사업에 포함된 동네였다. 우리는 무작정 도시재생지원센터에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고, 담당자분들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그렇지만 결론적으로 인봉동에 우리가 터를 잡을 곳은 없었다.  


  막막했다. 인봉동같은 분위기를 가진 동네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더군다나 세가 비싸고 번화한 무양동으로는 가기 싫었다. 그러나 인생이라는 것은 참 얄궃다. 절대 터를 잡지 말자고 다짐을 했던 무양동 뒷골목을 지나던 중 월세를 내놓은 집 하나를 발견했고,


  우리는 단숨에 계약했다. 집은 누가봐도 후졌고, 고칠 것이 많아보였지만 우리는 이 공간만큼 우리를 잘 표현할 곳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뭔가 정이가는 집이다.

  창문가에 붙어있는 타일도 얼마나 오래전에 붙였는지 모를만큼 세월의 흔적을 머금고 있었고, 부분부분 떨어진 곳들이 많았다. 우리는 처음에 이 타일을 모두 떼거나 겉에 나무를 덧대는 방법을 생각했지만, 우리 주택 컨셉 잡는 것을 도와주시는 분께서 "혹시 붙어있는 타일들이 요즘 구하기 어렵고 충분히 매력이 있으니 살리는 것이 어떠냐?"라고 추천해주셔서 숙고 끝에 살리기로 결정했다.

  이 무양동에 위치한 주택(이하 무양주택이라 칭함)은 여러 장단점을 가진 집이다. 그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이 천장이다. 누군가는 지저분해보인다고 말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겠지만 우리는 이 천장마저 살리기로 결정했다. 천장을 그대로 간다는 것은 단열을 포기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단열을 하지 않게 되면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최악의 집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그냥 살아보자" 라고 우리끼리 합을 맞췄다.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는 아주 넓은 창을 가진 2개의 방이 있는 것이다. 창이 넓다는 것은 채광이 좋고 시야가 트였다는 의미이다. 우리는 하나의 방을 주방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주방으로 활용하여 우리의 활동들을 창 밖으로 전달하고 싶다. 다른 방 하나는 넓은 창을 바라보며 차한잔을 하거나 쉴 수 있는 공간을 계획 중이다.

  이 밖에도 보일러실과 다락방이 있는데, 우리가 그리는 대로만 된다면 분명 많은 사람들이 애정하는 공간으로 탄생하게 될 것이다. 보일러실과 다락방을 잘 활용한 케이스가 있는데, 예를 들면 김해의 고동집(필자 친구의 친구가 운영)이 대표적이다. 자칫 가볍게 여겨 버려질 수 있는 공간을 잘 활용하다보면 무양주택만의 감성을 잘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공간은 여러가지 형태로 활용할 계획이다. 

 1. 지역예술가들에게는 전시의 공간 

 2. 음악을 하는 인디들에게는 공연의 공간

 3. 청년들에게는 커뮤니티와 파티의 공간

 4. 시민들에게 문화를 공유하는 공간

 5. 따뜻한 커피와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


  큰 변수가 있지 않는 한 이런 형태로 운영될 것이다. 무엇보다 복합문화공간을 한다고 하면 돈이 되겠냐는 이야기를 많이 듣곤 한다. 우리도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돈을 버는 것이 사업이고 우리도 돈을 벌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돈과 가치의 중간에 서서 제공자와 이용자 모두가 만족할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표고, 그렇게 나아가고자 한다. 


  추가적으로 공간을 만드는 과정 또한 공유를 하고 싶다.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도 찾기 어려운 것이 바로 같은 시야에 서있는 사람들이 겪은 경험이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보다 나은 실력과 정보를 가지고 있지만, 나 같은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고 이런 작은 정보도 필요한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글은 앞으로 인테리어에 앞서 꼭 준비해야하는 것들, 인테리어의 순서, 인테리어비용 절감하는 방법, 공간 운영 등 다양한 정보를 다룰 예정이다. 나도 아직 진행중이기 때문에 실패의 케이스를 전달 할 수도 있겠다. 다음 글이 뭐가 될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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