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복합문화공간 무양주택이 뭔데?”
“그래서 꼭 전달하고 싶었다. 무양주택이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는 이유와 어떻게 운영하는지.”
“그럼 무양주택은 카페가 아니야?”라는 가상의 물음에는 “무양주택은 카페도 맞아요:)”라고 대답한다. 무양주택은 카페를 기반으로 한 공간이다. 우리는 음료를 판매하고 공간 안에서 사람들은 시간과 여유를 소비한다. 거기에 우리는 문화를 더해보고자 했다.
문화라는 것이 거창해 보이긴 해도, 난 그냥 내가 좋아하는 게, 너도 좋아하는 거고, 네가 좋아하는 게 또 걔도 좋아하는 거고 그렇게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어떤 무형의 움직임이 시작되는 것. 공통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모여서 활동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너무나 간단하다. 내가 관심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 입을 통해, 소리를 통해 잠시 지혜를 빌려보는 것. 좋은 목소리를 가진 사람의 노래를 듣는 것. 어떤 한 사람의 뛰어난 재주를 같이 나눠 보는 것 등등
거창한 것이 아니기에 조금 더 친근한 공간에서 친근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다. 4개월 차에 접어든 공간이 지금까지 어떤 활동을 했는지 남겨보는 것도 글의 목적 중 하나다. 또 앞으로 어떻게 운영할지 돌이켜보는 목적?
첫 달, 우리는 눈을 뜨면, 출근해서 음료를 만들고 손님을 응대했다. 그렇게 전쟁 같은 하루를 치르고 돌아와 쫓기듯 잠에 들었다. 그렇게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무엇 하나 감히 해볼 정신없이 바쁘게만 흘러간 첫 달이였다. 그래도 아무것도 안하진 않았다. 우리가 바쁘게 지내던 사이에 도시청년시골파견제로 상주에 내려오신 ‘라킷키’의 조우리 대표님 또한 상주 감을 이용하여 감 마스크팩 2종을 출시하셨다. 라킷키의 론칭 기념, 무양주택의 오픈 기념을 동시에 축하하는 의미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다.
‘라킷키 X 무양주택’ 콜라보레이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상주에서 곶감 농장을 크게 하신다는 어떤 손님께서는 본인이 정말 오래도록 사업을 했지만 이런 제품을 처음 보게 돼서 너무 놀랐고, 대단하게 생각하신다는 이야기를 해주시며 본인을 반성하게 되었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또 어떤 손님들께서는 인스타를 보고 왔다며 마스크팩 꼭 써보고 싶으시다며 오신 분도 계셨다. 그리고 크게 감흥이 없으신 손님도 있었다. 재밌는 경험이었다.
두 달, 점차 적응이 되었고, 두 번의 수업을 준비했다. 수업은 상주에서 약 7년간 활동하신 주앤토공방의 박혜주 작가님이 진행해주셨다. 흙을 만져 도자 그릇을 만드는 수업, 만들어진 도자 그릇에 그림을 그리는 수업을 진행했다. 7년이나 활발하게 활동하셨지만 이렇게 공간과 콜라보하여 수업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설레어하시던 모습이 너무나 감사하게 느껴졌다.
세 달,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강연, 수업, 공연.
1. 주앤토공방의 박 작가님과 또 한 번의 도자 수업을 진행했다. 이번 수업은 초벌 된 도자 컵 위에 그림을 그리는 수업이었다. 작가님이 기회를 주셔서 나도 컵 하나를 만들어 볼 수 있었다. 하면서 신기했던 것들이 여러 개 있는데, 연필로 그린 밑그림들은 고온의 가마에서 구워질 때 모두 사라진다는 점, 가마에 구워져 나온 뒤에는 내가 진하다고 생각한 붓칠들이 생각보다 약했고, 붓이 그려진 길들이 남아있었다는 것. 너무 재밌게 했고, 즐거웠다.
2. 2019년 6월 12일, 민달팽이협동조합에서 청년주거특집 쉐어하우스 라는 주제로 강연이 진행되었다. 약 열여덟 분의 청년과 두 분의 시의원, 상주의 청년단체인 JCI에서 두 분, 집 짓는 목수님께서도 참석해주셨다. 단순히 쉐어하우스가 가지는 의미를 넘어서서 다양한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을 피력했고, 시의원 두 분께서도 조례 제정에 힘써주신다는 약속을 해주셨다.
3. 상주 청년 rim_ssu 씨의 공연, 림수씨는 본명이 ‘임 수’인데, 난 림수라는 이름이 참 예뻐서 예명인 줄 알았다. 그런데 본명이었다는 것에 한 번 놀랐고, 그걸 공연이 끝날 때 알았다는 것이 참으로 민망했다. 림수씨는 보통 서울에서 게스트로 공연에 참여하셨다고 했다. 인스타그램 피드를 보니 꽤나 유명한 인디들과 공연을 한 경험이 있어 우리로써는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여하튼 림수씨는 우리 공간에서 처음으로 공연해주신 분이다. 우리가 제안했을 때 고민 없이 바로 하고 싶다고 답을 주셨고, 약 10곡의 노래를 들려주시기로 하셨다.
림수씨 개인적으로도 첫 단독 공연이라며 그 설렘을 감추지 못하셨고, 서로에게 참 감사한 시간이 된 것 같아서 너무 좋았다.
참으로 감미로운 중저음의 목소리가 주는 감동은 내 마음 한 켠에 고이 간직 중이다.
네 달, 새로운 수업 ‘,littleforest.art’ 님의 ‘따뜻한 정물화’ 수업. 정물화란 생명이 없는 물건 즉, 화초와 과일, 죽은 고기와 새, 악기, 책, 식기 등을 그림을 말한다. 수업에는 차분하고 따뜻한 색채의 정물 명화를 감상하고 마음에 드는 작품을 아크를 물감을 이용하여 모사하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선생님은 조르조 모란디, 에두아르 마네 등의 정물 작품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들려주셨고, 아크릴 물감 사용방법과 차분하고 따뜻한 색 만드는 방법도 설명해 주셨다.
참석하신 분들 솜씨가 어찌나 좋으신지 마지막 나가는 길에 본 작품들은 정말 대단했다. 다음 주 수업은 나도 신청하려고 한다.
이 외에도 하나의 콜라보레이션이 더 있는데, 이건 다음 글에서 자세히 다뤄보려고 한다.
우리는 우리의 능력이 되는대로 하나씩 하나씩 시도해보고 도전해볼 생각이다. 주변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도전하는 사람이 있다면 배우고, 또 우리 공간에 적용해보려 한다. 이 공간이 운영되는 한 최대한 많은 문화컨텐츠를 소비할 수 있으면 좋겠다.
복합문화공간, 복합적인 문화들이 어우러지는 공간, 상주에 복합문화공간이 있어? 응 무양주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