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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못 버리는 사람들의 3가지 특징

결국, 물건 정리는 나를 알아가는 일

by 스제

고백하건대, 저는 맥시멀리스트입니다. 물건 버리는 이야기에 어째서 맥시멀리스트인가? 싶을지 모르겠지만 살다 보면 누구나, 버리지 못한 물건이 하나쯤 있으니까요.


여행지에서 가져온 지도, 오래전에 받은 편지, 그리고 언젠가 쓸지도 모른다고 남겨둔 상자들. 그 물건들을 버리지 않는 마음에는 그냥 '정리 못한다’보다도 훨씬 깊은 이야기가 있어요.




물건 잘 못 버리는 사람들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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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물건에 기억을 담고있는 사람들

저는 고등학교 기숙사, 대학교 기숙사, 그리고 자취 3년 차까지 이어지며, 그동안 물건이 많아질 때마다 어쩔 수 없이 본가에 보내놓은 짐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짐들 안에는 그 시절의 기억과 추억들도 물건과 함께 들어 있었어요. 그래서 바로 버리지 못하고 일단 보관해둔 채로 미뤄뒀죠.


물건이 많은 사람들은 대체로 감정의 기억력이 좋은 편이에요.


그 물건을 처음 가지게 된 순간, 누군가와 함께했던 기억이 있기에 물건을 쉽게 버리지 못합니다. 물건에 담긴 그때의 추억과 마음을 지키고 싶으니까요.


물건을 정리해 버리는 건 기억을 정리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물건이 많다는 건, 단순히 '정리를 못한다'를 넘어서, 작은 물건도 소중히 할 만큼 마음이 섬세하다는 뜻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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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언젠가 쓸지도 모른다는 마음

제가 얼마 전 정리해 버리려고 가져온 박스들 중엔, 분명 쓸모없는 건 맞지만 버리기엔 아까운 것들도 있었습니다. 여행할 때 생긴 영수증, 여행지에서 가져온 팸플릿과 지도, 신발 박스, 예쁜 향수 공병 같은 것들이었어요.


이 물건들은 당장 필요 없다는 걸 알아도 언젠가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이런 생각은 실제로 물건에 쓸모가 있어서라기보다, 그 물건이 가능성추억을 함께 품고 있기 때문이에요.


아직 끝내고 싶지 않은 것들을 붙잡고 싶어서, 여행지에서 가져온 팸플릿과 지도들을 간직하면서 여행의 여운을 더 느끼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정리는 결국, 시간을 정리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물건을 비워내며 우리는 과거를 추억하고 보내며, 그 자리에 지금의 나를 위한 자리를 마련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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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버리고 나면, 나아지는 것들

물건을 정리하다 보면 어느 순간 깨닫게 됩니다. 정리정돈은 물건에 담긴 과거도 함께 떠나보내는 일이라는 걸요.


필요 없는 물건을 버리면 방이 달라지는 건 물론이고, 지금의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더 명확히 알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볼게요.

과거 수험생 시절에는 많은 필기도구가 필요했지만, 이제는 그 시간을 지나 직장인이 된 사람이 있어요.

이 사람은 이제는 잘 쓰지 않는 필기도구를 정리해 버리면서, 수험생활을 졸업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게 되죠.


과거의 나 = 수험생(필기도구라는 물건은 필수품)

현재의 나 = 직장인(필기도구는 더이상 필요 없음)

필기도구 = 이제는 불필요한 물건

불필요한 물건을 버리는 것 = 나는 물건을 정리해 버리면서, 다음 단계로 성장해간다.



정리를 하며 물건을 버리면, 이제 나는 이 물건 없어도 괜찮다는 걸 알게 됩니다.

이건 내가 성장했다는 뜻이기도 하죠.


공간이 정리되면 생각이 정리되고, 생각이 정리되면 내 삶의 방향성도 또렷해집니다.

물건을 버리는 건, 결국 지금의 나를 더 나답게 만드는 과정이에요.



그러니까 결국, 물건 정리는 나를 알아가는 일이에요.






매주 주간(회고)기록을 하고 있어요. 인스타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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