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계속 모르고 지냈으면 좋겠는 이야기
"복권에 당첨되었을 때, 돈을 가장 이해하지 못하고, 돈에 낮은 가치를 두는 사람들은 어디서 어떤 식으로 소비하고 낭비할지를 열거할 것이다. 복권 당첨금을 교육에 쓰거나, 수익을 내기 위해 투자하고 손실에 대비하거나 건물을 짓는데 쓰겠다는 계획을 듣지 못할 것이다. 반면, 돈을 잘 이해하는 사람은 복권 당첨금을 소비재나 감가되는 자산을 사는 데 낭비하지 않을 것이다."
- 책 롭무어의 MONEY 중에서,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쯤, 로또복권이 굉장히 유행한 적이 있었다. 어느정도인가 하면, 매주 사람들이 누가 로또에 당첨되었는지 이야기했고, 동네 치킨집에서는 로또를 쿠폰(?)으로 주기도 했다. 이때의 나도 주변의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로또에 당첨되면 뭘 할지 이야기하곤 했고, 보통은 평소 하고 싶었던 것에 돈을 팡팡 써버리겠다고 말했다. 어디에 갈거고, 무엇을 사고 싶고, 어디에 얼마나 쓸지에 대해서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절대 아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대학생 때, 친구들끼리 농담삼아 복권에 당첨되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이야기 하게 되었다. 그때쯤의 나는 조금씩 돈에 대해 배워가고 있을 즈음이었다. 내 차례가 오자 나는 "그렇게 되면 부동산을 구입해서 월세가 나오게 할 거다."라고 아주 당연하고도 자연스럽게 말했다.
그런데 그 자리에 있던 한 친구가 나를 보고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당첨되면 그걸로 뭘 하고싶냐고 물었는데, 그걸로 또 돈을 벌겠다고 하냐?" 라면서. 그건 비웃음이었다.
내 돈을 쓰는 방식은 내가 정하는 것이다. 그게 불법적인 일이거나 다른 이에게 피해를 끼치는 일이 아니라면, 나의 돈을 어떻게 쓸지는 전적으로 내 맘이다. 그 때 나는 '저 친구는 이게 뭔지 이해를 못하는구나.'라고 혼자 속으로 생각하고 조용히 넘어갔었다. 그 친구는 내가 한 말을'납득'하지 못하겠다며 계속해서 투덜거렸다.
롭 무어의 책 MONEY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돈은 그것에 가장 적게 가치를 두고 가장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서 가장 많은 가치를 두고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에게로 이동한다. 그리고 돈을 엉성하게 다루는 사람들로부터 멀어지는 경향이 있다."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인간은 그것의 있는 그대로가 아닌 그들 눈에 보이는 대로 인식할 것이다. 인간은 존재하는 게 아닌, 그들이 선택하는 것을 믿는다. 그래서 이 모든 문제는 자신에게 달려있고, 바로 자신 때문에 지금의 모습으로 존재하게 된다는 것이다."
오래 전에는 이 말이 좀처럼 와닿지 않았다. 처음부터 공평하지 않은 것이 인생이니까. 그리고 어떤 선택을 했다고 해도 달라지지 않는 부분이 많으니까. 그런데 나의 복권 당첨금 사용 계획을 비웃었던 그 친구를 보고나서, 이 말이 뜻하는 바를 좀 더 이해하게 되었다.
물론 다 지난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때 그 친구에게 하고 싶은 말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복권에 당첨되었을 때, 그 돈으로 여행을 가거나 좋은 집을 구입하겠다는 너의 생각도 좋다. 그리고 나의 계획도 충분히 가치있게 돈을 쓰는 방법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바보같은 게 아니라, 그저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다른 거니까. 굳이 네가 이걸 알아주길 바라는 건 아니다. 그리고 너는 계속 모르고 지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