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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목지 Nov 05. 2023

K에게 보내는 편지1

앞으로 익명의 누군가에게 편지를 보내기로 했습니다. 진짜 우편이 아니라 온라인의 글이지만요. 

요글래 저는 정말 나다운 삶을 살며 지냈습니다. 외부의 자극을 피해 나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행위들을 하며 지냈어요. 내 삶에 적당한 소비를 하고 절제를 배워가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이상적인 생활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마냥 좋아보일 수 있지만 이 불경기에 퇴사를 감행하고 얻어낸 귀한 생활입니다.

그런데 이상적인 삶에도 번뇌와 쓸데없는 걱정이 사라지는 건 아니었습니다. 이건 정말 의외였어요. 스스로 내린 선택을 재차 믿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릅니다. 그간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이건 차차 풀어놓겠습니다. 


문득 궁금해요. 이런 적 있지 않나요, 아무도 날 모르는 곳에 가면 내가 삭발을 하고 다녀도 자유롭겠다. 저는 현실에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해도 정말 속이야기를 하지는 못해요. 아마도 가끔? 하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완전히 내 속을 보이는 것은 리스크가 커서 적당히 할 수 있는 속이야기만 해요. 저는 이게 너무 피곤했어요. 하지만 계속 그렇게 지내겠죠. 내가 겁먹은 치와와처럼 약체라서 그런것일까? 이런 생각에 다다르기도 해요. 또 다시 상념에 빠지는군요. 


오늘도 어제도 순간 순간 깨닫는 중요한 것들이 있는데 그걸 대체 누구와 나누겠어요? 

편지를 보내놓고 너무 오래 변명을 하네요. 어쨌든 정말 시시콜콜하고 맥락 없고 속좁은 이야기들. 이런 걸 얘기하고 싶었어요. 


K 씨는 어떻게 지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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