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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녕씨 Mar 26. 2022

11. 명품 살까, 말까

해주고 싶은 말 3가지



저는 중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여학교만 다녔습니다. 여자가 늘 많은 환경이었죠. 자연스럽게 생애주기마다 여성이 겪는 고민을 접하게 됐어요. 그 가운데 명품을 살까, 말까 하는 고민은 잊을 만하면 들려오는 고민이었고, 심지어 저 멀리 스리랑카에서 필리피노에게도 같은 고민을 듣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고민의 시작점은 대부분 명품을 든 친구와 같은 주변인이었습니다.  그럼 명품을 살까, 말까를 고민하고 있는 분들께 전해주고 싶은 말 3가지로 정리해봤습니다.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모든 여자가 명품을 살지, 말지를 고민하지 않는다는 것, 또 미지의 세계에 대한 궁금증이든, 선망이든 그 고민 자체를 폄하하고 싶지 않고 폄하를 당할 일도 아니라는 걸 밝히고 싶습니다. )



1. 질문을 바꿨으면 좋겠습니다

살까, 말까 대신 "제2의 수익원"을 고민하길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라는 베스트셀러가 있습니다. '반짝'하는 베스트셀러가 아니라, 오랜 시간 투자 입문서로의 지위를 탄탄히 하고 있는 책이에요. 저 역시 그 책을 새해가 시작할 때면 읽어볼 만큼 애정 하는 책입니다. 그리고 읽을 때마다 와닿는 부분이 다른 지점에서 찾아와, 읽을 때마다 기대가 되는 책이기도 하고요. 한 마디로 제가 지향하고 싶은 경제관이 담긴 책입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싶은 내용은 자산을 늘리는 소비를 하라는 것입니다. 회계에서 자산은 부채와 자본의 합계이지만 저자가 말하는 자산은 좀 더 구체적입니다. 집으로 치면, 월세를 꾸준히 내면 집값이라는 비용이 물거품처럼 사라지지만 대출금을 꾸준히 지출하면 집이라는 자산이 생기죠. 물론 무조건 집 구매를 권하지는 않습니다. 대출금+이자 대신 월세를 선택하고, 월세를 제외한 목돈을 투자, 매달 월세를 뛰어넘는 확실한 현금을 창출하는 걸 저자는 더 권합니다. 그렇게 자산을 계속해서 늘리면서 수익금으로 저자는 벤츠와 같은 고가품을 구매하더라고요. 정리하면 돈을 위해 일하지 말고, 돈이 스스로 일하게 하고, 그 수익금으로 달콤함을 맛보라, 가 저자가 부를 구축하시스템입니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건  욜로를 외치다 골로 가는 선택을 피하라는 메시지입니다. 찰나와 같은 달콤함을 위해 자산을 물거품으로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 대학 다닐 때 금융 회사 사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소위 말하는 금융 5종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그 후 100만 원이라는 소액으로 실제 주식 투자를 시작했고요. 주식의 형태로 투입한 제 돈이 열일을 한 후, 수익을 창출하는 걸 직접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수익금으로 여행 가면서 명품을 샀습니다. 근데 꾸준히 하니까, 더 이상 실현한 수익으로 무언가를 기념하고 싶은 마음이 안 들더라고요. 애매하게 한 게 아니라, 충분히 해 봤거든요. 루이비통, 발렌시아가, 프라다, 구찌, 버버리, 마이클 코어스, 케이트 스페이드, 코치......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쇼핑 대신 재투자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때는 100만 원으로 시작한 주식투자와 비교가 안 될 만큼 자산이 증식한 상태였고요. 수익금의 규모도 달라졌습니다. 결산해보면 최근 5년에 해당하는 배당금을  명품 사는 데 소비한 거 같습니다. 배당은 아주 간단하게 설명하면 주식을 특정일까지 보유하면 받을 수 있기도 없기도 한 것인데, 예금의 이자와 유사한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2. 명품 소비도 가능하면 '빨리' 시작하라


저는 시작점이 중요한 거 같아요. 완벽하지 않아도 우선, 발을 담그는 액션이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늦은 거다, 라는 개그맨 박명수 님의 말이 명품 소비에도 적용되는 거 같습니다. 이건 꼭 명품뿐만 아니라 투자, 언어와 같은 모든 새로운 도전에 적용되지 않을까, 싶고요. 그런 면에서 저는 20대엔 미니멀을 지향하기보다는 맥시멈을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그래야 여러 실패를 겪으면서 자기 자신에게 최적의 것을 발견해낼 수 있다고 믿거든요. 쇼핑이 공허한 마음을 채우기 위한 행위, 심하면 중독으로 빠질 위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어린 시절, 경험하는 게 리스크가 적다는 판단입니다. 또 겉으로 보이는 외양도 SNS 시대 포기하지 않았으면 하거든요. 타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순전히 자기 자신을 위해서요. 화장이 잘 되었을 때, 또는 어제 산 원피스를 동료가 예쁘다고 칭찬해줄 때 방출되는 엔도르핀은 결국 본인에게 기쁨이라는 감정을 선사하니까요. 그렇게 이십 대, 고군분투하며 자기만의 색깔을 찾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많이 실패했으면 합니다. 아니, 실패가 디폴트라는 생각을 장착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 과정이 지난할수록 동굴 밖을 통과했을 때 성취감이 더 클 거라는 믿음을 싹 틔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기에 명품도 포함입니다. 그래야 명품을 살까, 말까 하는 고민의 시간을 대폭 줄이고, 대신 더 의미 있는 일에 시간을 쓸 수 있으니까요. 또 어릴 때 시작해야 적은 돈으로 명품에 대한 안목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설령 실패하더라도 기회비용이 적을 수 있는 시기라는 걸 늘 염두에 두었으면 합니다.




이탈리아에서 구매한 프라다


3. 절대로 선 긋지 말기


선 긋기, 는 많은 것을 제약합니다. 물론 적절히 선을 그어야 할 때도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명품에 있어서만큼은 나와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고 선을 긋지 말았으면 합니다. 그럼 세상을 보는 시야가 그만큼 줄어드니까요.  저 역시 명품을 나와 다른 세계라고 선을 그었던 적이 있습니다. 선을 긋고 나니까, 아예 외면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그 고의적 외면은 호감으로 발전하지 않았습니다.  근데 특강 강사님의 한 마디 "작은 거라도 명품을 사서 써 보세요. 그래야 명품의 가치를 압니다."라는 말을 접하고, 나도 한 번이라는 생각을 했고, 그 후 모든 것이 바꿨습니다. 항간에 떠도는 명품에 관한 진실 혹은 오해를 제가 직접 판단할 수 있게 된 거죠. 그렇게 저만의 시각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여행도 여행을 직접 떠나봐야 알 수 있는 게 있잖아요. 또 싫다고 생각한 무언가가 어떤 계기를 만나 좋아하게 되는 경우도 있잖아요. 그리고 무엇이 되었든 인생에 있어서 싫은 것보다 좋은 것이 많은 삶이 풍성하고 여유 있는 삶이 아닐까, 생각했고요.  그러니 선을 긋는 행위는 지양했으면 합니다. 참고로 제가 이탈리아에서 프라다 신발을 샀는데, 그 신발 가격이 고작 100유로였습니다. 블랙 프라이 데이였고, 추가 할인을 받았고, 여기에 택스 리펀드까지. 제가 가장 저렴하게 산 명품입니다. 명품은 비싼 것, 명품은 허세, 허영의 상징이라고 선을 그었더라면 제 것이 될 수 없었던 프라다 신발처럼 여러분 앞의 기회를 굳이 애써 차단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애정 하는 시 한 편으로 이 글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타일러 노트 그렉슨의  무제


나는 가늠할 수 조차 없다

당신의 나무가

얼마나 높이

올라갈 수 있는지

다른 누군가가

당신을 잘라 버리는 게 두려워

당신 스스로

꼭대기를 자르는 일을

멈추기만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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