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 동안 공동육아 어린이집 굴렁쇠에서 아이 둘을 키웠습니다.
공동육아는 정답이 아닙니다. 그냥 꽤 괜찮은 답입니다.
굴렁쇠가 제게 준 가장 큰 교훈은 아이의 삶에 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유산은 구전으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전달하는 방법은 내가 그렇게 살아가는 것, 그 이외에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삶의 불확실성과 맞닥뜨리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 그래도 잠시만 엎드려 울고 뚜벅뚜벅 천천히 걸어나가는 것. 주변을 둘러보고 사람들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것. 일상에서 나의 자존을 지켜낼 수 있는 즐거운 일을 찾아내는 것.
이런 유산의 일단을 저희 가구가 굴렁쇠에서 얻어갈 수 있었기에 진심을 담아 다시 한 번 고마움을 표하고 싶어 글을 씁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터전은 놔두어도 씩씩하게 잘 자라나는 아이들과 거대한 성장통을 겪는 부모들이 펼치는 난장이 벌어지는 공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왜 이 모든 난장을 5년간 해왔는지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이 모든 난장에도 저는 터전이 좋네요.
굴렁쇠 식구 모두에게 너무, 아주 많이 감사합니다.
껍질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