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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모엄빠 Dec 26. 2018

초보 부모의 여린 마음

큰 병원 가세요... 

첫아이는 낯설다. 아이를 낳고 나의 첫마디는 뭐야? 너였어? 반가워! 였다... 어떤 영화에서 아이를 낳자마자 엄마품에 아이를 안기곤 물었다. 어때? 엄마는 얼떨떨하게 말했다. 여기 기린이 들어와 있는 거 같아. 그말이 정답이다 10개월을 뱃속에 품었것만 처음 애를 볼 때의 그 생소함이란. 난 아이를 낳자마자 남편에게 소리쳤다. 자기야! 사진! 그제서야 남편은 서둘러 아이를 찍었다. 전날 일본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봐서인지 우리는 애가 바뀔까 엄마아빠 펭귄처럼 똑같은 핏덩이 사이에서 우리애를 사수하고자 신경이 곤두섰다. 

그렇게 발바닥에 내이름이 적힌 아이를 안고 산후조리원에 왔는데 어느날 밤 남편이 말했다. 자기야 애 눈이 뿌해. 가서보니 눈에 하얗게 뭐가 껴있고 아이는 초점이 없었다. 우리는 둘이 조용히 떨었다. 속으로 불안해했다. 잠못들고 뒤척이는 밤에 남편이 조용히 말을 꺼냈다.
만약 우리 애 눈이 안좋은거면 어쩌지? 
난 의외로 대담하게 말했다.
뭘 어째. 그래도 내새끼인데. 눈이 안보여도 난 쟤를 엄청 사랑할거야. 
남편은 입술을 깨물며 비장하게 말했다...나두 
우리 둘은 그날 속절없이 철부지로서 부둥켜 안고 울었다. 

다행히 큰병원에 갔을땐 아이 눈은 지극히 정상이며 
대신 사경이니 재활치료를 받아야한다는 말을 들었다. 
사경은 신생아 목에 근육이 뭉쳐 삐뚤어진 걸로 그냥두면 기기 걷기 등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병이었다. 
우리 둘은 진단을 받고 또...집에 오는 길에 울었다. 

울보 엄마아빠는 세월이 흘러 조금 단단해졌다. 
아직도 열이 끓는 아이를 안고 병원에 갔을때 
큰 병원 가세요. 라고 하면 난 울기부터 한다. 잘못되면 어쩌나 무서워서 벌벌떨고 펑펑 울고나면 
됐어.가자. 마음에 준비는 끝. 덤벼봐 어디 
하면서 씩씩대며 응급실에 들어서는 우리 둘의 표정은 사뭇 결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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