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15일 이야기.
사수가 되었습니다. 이제 막 사원 티가 한꺼풀 벗겨져 은근히 회사에서 낯가림도 비출 수 있는 짬이 되었는데, 부사수가 생겼습니다.
인턴은 너한테 붙일거야.
너 같은 애 하나 더 키워봐봐
그것도 저에게 일임이라니! "너 같은 애 하나 더 키워봐봐" 라는 말에 아하, 그렇다면 만들어 드리지요. 다만, 감당하시겠냐고 물었습니다. 팀장님.
27살 나이는 저와 동갑이고, 성별은 다른 인턴. "아.. 안녕.. 친구야?"라기에는 짬에서 나오는 낯가림(포기할 수 없음). 주임님-인턴님의 관계는 그렇게 약 한달이 되었습니다. 단지 1년 조금 빨랐다는 이유로요. 무엇을 가르쳐 줄 수 있을까 고민하며 기초부터 알려드리긴 하지만, 조심히 혹 가끔 불쑥 들어오는 인턴님의 질문은 '나도 모르는 것'이요. 슬프게도 '아는 것도 모르는 것'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내 ‘감’은 다른 사람의 ‘감’과는 다를 수 밖에. )
지금까지의 인턴 교육을 아주 간단히 정리해보자면,
1. 같이 맡게 되는 캠페인의 제안서 살펴 보고 이해하기. (가장 중요, 언제 어디서 아이디어가 나올지 모르기에!)
2. 캠페인의 KPI, 매체, 운영안 인지하기. (what 보다는 why를)
3. Report 작성 방법 (캠페인 구조 이해 심화, 매체별 전환 기여기간, 매체 시스템 구조 및 기능)
4. 아직까지는 얕게 [SA - 키워드/광고 문안/그룹핑/최적화 & DA - 타겟팅/최적화 & UA - 최적화]
기본) 엑셀 문서 양식, 기초적인 함수, 메일 작성 방법
이런 단계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을 함께 시작한지 일주일이 되었을 때 "혹시 업무 교육 속도가 빠른가요?"라고 물어봤었는데, 지금은 그런 질문보다 "언제까지 가능한가요?"라는 질문을 하게 되는 때인 것 같습니다. 마치 손님들보다 앞장서서 재촉하는 듯 빨리 걸음을 옮기는 여행 가이드처럼요.
그리고 Top-down 형식의 교육보다는 Bottom-up의 대화를 하고 싶어, 배우고 싶은게 있으면 알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부탁의 조건은 "1에서 1-1, 1-2는 가능하나, 1에서 3은 알려주기 어렵다" 였습니다. 깊이 배우는 것에 대한 중요성과 장기적인 관점에서 업무 효율성이 부가된다는 것이 이유였죠. 지금 생각해보면 마케팅 판의 겁쟁이 같은 변명이었네요. 내일 다시 정정해야겠습니다. 같이, 많이 공부합시다.
다만, 이 인턴님의 업무 상황과 제 인턴 생활에서의 업무 상황에 크게 다른 점들이 있어서 '방법'에 대한 고민은 현재 진행 중입니다. 정답은 없지만, 인턴님의 업무에서의 장단점, 특징들을 정리하다 보면 최적의 방법이 나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기간의 KPI는 팀장님의 지시처럼 '나' 같은 애에서 나아가 '나'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팀원으로 성장시키로 정의해볼까 합니다. 제가 1년동안 실수했던 부분들을 다시 설명하며 인턴님이 실수하지 않기를, 스스로 자책하지를 않기를 바라면서요. (사수는 구급약이 되기도 하지만 예방접종의 역할도 되는 것 같습니다. ) 잘 할 수 있습니다. 인턴님.
모든 주니어(저 포함)에게, 추천하는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4mKsAArTnY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