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2일 차
떠지지도 않는 눈으로 스탠드를 켜고 일단 앉는다.
습관적으로 손을 뻗어 안경을 집어 들고 어젯밤에 미리 펼쳐둔 성경책을 읽기 시작한다.
실눈 뜨고 시작된 성경 읽기로 점점 잠에서 깨어나고 잠잠히 묵상하는 시간으로 연결된다.
모두가 깨지 않은, 아직 창 밖의 달이 훤하게 느껴지는 새벽 미명의 고즈넉한 시간.
교회에서 멀리 이사하면서, 새벽예배에 참석하기 어려워졌고, 그러면서 하루의 첫 식간을 드리기 시작했다.
비록 교회가 아닌 작은 내 책상 앞이지만 참 행복하고 감사한 소중한 시간이다.
말씀 묵상을 마치고 기도를 한다. 때로는 다이어리를 펼쳐 들고 기도제목과 감사일기를 쓰곤 한다.
하나님과의 1:1 독대 시간을 마치면 다이어리에 스케줄 정리를 하고 하루 일과를 체크한다.
그리고 내가 애정하는 3색 색연필을 집어 들고 책을 읽는다.
줄도 죽죽 긋고 여백에 메모를 남기기도 한다.
잡동사니 모음 노트를 펼쳐 들고 필사를 하기도 한다.
유독 눈이 일찍 떠진 날은 글을 쓰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글은 하루의 첫 시간보다는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에 더 잘 써지는 것 같다.
오늘의 주제를 보며 하루의 첫 기간이 떠오른 것을 보니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과 장소인 걸까?
고작 소박하디 소박한 책상이라니...
그러한들 어떠한가!
내가 좋아하는 성경과 책을 맘껏 읽을 수 있고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시간인데.. 그럼 충분하지 않은가!
내가 좋아하는 장소 한 군데 더 소개하려 한다.
그건 바로 나의 애마! 내 차다.
차와 거의 한 몸처럼 붙어 다니는 나로서는 차 안에서의 시간이 참 좋다.
나름 잘 활용하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아메리카노 한잔 사서 대부도 길을 쭉 내달리고 오면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
음악 크게 들으면서 말이다!
퇴근을 하면서 집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집으로 다시 출근해야 하는 현실이 믿겨지지 않고 부정하고 싶은 땐 도착하지 않은 척 차에서 시간을 보내곤 한다. 노래를 듣기도 하고 통화를 하기도 한다.
때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 때리는 시간을 보낸다.
역시나 고작... 요정도다.
거창한 무언가를 꿈꾸고 기대하며 살아가지만,
어쩌면 나를 웃게 하고 행복하게 해 주는 건 아주아주 사소하고 소박한 일상의 작은 조각들이 아닐까!
-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2일 차 작가 임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