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가훈, 겁, 가득, 가난
[가방]
한 번 들어가면 좀처럼 나오지 않는 것들이 숨겨져 있는 공간.
혹시나 필요할까 봐 버리지 못한 영수증,
혹시나 필요할까 봐 넣어 둔 머리끈,
혹시나 필요할까 봐 챙겨 둔 펜이
시간이 한참 지난 뒤에 발견되기도 한다.
예쁜 것보다는 심플한 걸 좋아한다.
변형되지 않는 모양보다는 담는 물건에 따라 모양이 변하는 걸 좋아한다.
반드시
작더라도 책을 두어 권 넣을 수 있어야 한다.
[가훈]
글로 새겨져 잘 보이는 곳에 있어야 효과가 있는 것.
만족하고 감사하자.
내 입으로만 떠들고 어디에 붙여 놓지 않았더니 다들 잊어버린 듯하다.
가훈이든, 급훈이든, 교훈이든, 사훈이든 글로 적혀 벽에 붙어 있는 건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겁]
이게 있으면 안전한 삶을 살지만, 이게 없으면 거친 파도를 타는 삶을 산다. 어떤 삶이 재밌을까?
[가득]
예전에는 사랑했지만 이제는 버거워진 말.
좋아하는 것을 가득 먹어도 행복하지 않고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채워도 설레지 않는다.
이제는 조금 부족해야 몸도 마음도 편하다.
[가난]
내 통장 잔고는 아니라고 하지만, 내 생활 습관은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해 주는 것.
소박한 삶이라고 포장해 보지만, 사춘기 아이에게는 먹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