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당첨 번호 분석 사기는 왜 당할까?_프롤로그

0. 우리는 아직 사기에 당하지 않았을 뿐이다.

* 글을 읽으시기에 앞서, '로또는 어둠의 세력들이 짜고 치는 사기다.', '로또 번호는 조작되었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시면 되겠습니다.

저는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로또를 사곤 하는데요, 보통 5천 원어치를 삽니다.

꽂히는 번호가 있으면 2천 원 수동 같은 번호 + 3천 원 자동으로 사고, 별 생각이 없으면 5천 원 모두 자동으로 삽니다. 5천 원을 투자해서 20억 정도의 큰 돈을 어떻게 쓸지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워 보는 좋은 기회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망상비용이죠.

출처 : https://www.gukj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307818

아마 모두들 알고 계시겠지만, 6개의 로또 당첨 번호는 매회차마다 무작위로 추출되기에 예측할 수 없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당첨 번호를 예측했다고 하면 그건 그냥 우연히 예측한 번호가 당첨번호였을 뿐이죠. 그렇기 때문에 로또 번호를 분석해서 당첨 번호를 집어준다고 하는 말들은 모두 과학적으로나 통계적으로나 근거가 없는 사기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 로또 사기와 관련된 기사가 나왔습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837121

29일 한국소비자원은 2019년부터 작년까지 5년간 A씨처럼 로또 당첨 번호 예측 서비스와 관련해 피해 구제를 신청한 건수가 1917건이라고 밝혔다. 특히 2022년(655건)과 작년(615건)에는 600건 이상씩 접수됐다.

피해자에게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이 기사를 보자마자, 저 역시 '나 같으면 절대 로또 사기는 안 당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기사 댓글을 보니 피해자를 탓하는 사람들로 만선이었습니다. 다들 의기양양하게 사기당한 사람들을 욕하고 있었지만, 사실 사기는 누구나 당할 수 있습니다. 아직 당하지 않았을 뿐이죠. 

로또 당첨 번호를 예측할 방법이 없다는 간단한 사실만 알고 있다면 로또 번호를 분석해 준다고 하는 업체들이 모두 다 사기라는 걸 쉽게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기사를 보면 꽤 많은 사람들이 로또 당첨 번호 사기에 당하고 있습니다. 매년 소비자원에 구제를 신청한 건 수만 600명이라고 하니, 실제로 사기를 당한 사람들의 수는 이보다 많겠죠.

출처 : 교환창 > 타임캡슐 | 바람인사이드 - 바람의나라 PC게임 팬 커뮤니티 (baraminside.com)

로또 사기는 아니지만 저도 초등학생 시절 '바람의 나라'라는 게임에서 사기를 당한 적이 있습니다. 어떤 고등학생 형이 만렙을 찍어준다고 해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려줬다가 아이템을 모두 털린 적도 있고, 싼 가격에 제가 원하는 아이템을 판다고 해서 거래했다가 다른 아이템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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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를 당하는 사람들은 모두 멍청한 걸까요? 정말로 인지능력이 조금 부족해서 사기를 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멀쩡하게 사회생활도 잘하고, 똑똑한 사람들도 사기를 당하곤 합니다. 사기는 당하고 나서야 그것이 사기인지 깨달을 수 있습니다. 사기를 당하고 있는 중에는 전혀 그게 사기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여러분 중 누군가는 지금 사기를 당하고 있는 중일지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왜 사기를 당하는지, 사기를 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미리 알아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로또 당첨 번호 분석 사기를 예시로 사기를 심리학적으로 살펴보려고 하는데, 뭔가 글이 길어질 것 같아 파트를 세 개로 나눠보려고 합니다.

첫째, 누가, 언제 사기를 당하는가

둘째, 사기꾼들은 어떤 방법을 쓰는가

셋째, 사기를 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글을 읽으시고 사기를 피하시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