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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ho Jan 05. 2025

쌓는 시간

그저 그런 시간도 필요한 법


새벽 여섯시,  


잠에서 깨 보니 밤새 어마한 양의 눈이 쌓여있다.  


 


나는 무작정 걷고 싶어졌다. 이유없이.  


생각해보니 내가 하는 일이 그런 것 아닌가  


눈이 덮이면 티도 나지 않고, 그리고 누군가는 왜 하고 있는지 이해 못할 일.  


 


그게 너의 귀중한 시간과 마음을 쓸 만한 일이야?


누군가 알아줄 것 같아?   


 


여전히 그것은 알 수 없다. 하지만  


걷다보면 눈이 녹는 날은 오고, 덮여있던 것들은 드러나기 마련이니


아무렴 어떤가, 아무도 기다리거나 반겨주지 않아도  


나는  


뽀도독 뽀도독 눈과 만나는 처음 사람이 나 인것이 감사했으며  


시린 눈발을 온몸으로 맞으며 행복했고


요행히 아직은 엉덩방아를 찧거나 하지 않았다.  


 


아무의 누구의 소리도 들리지 않고  


이따금 제 몸에 쌓인  눈을  투둑 하고 떨구는 잎들의 고개


나의 부연 입김에 묻힌 나무의 숨소리 같은 것들을  


이 귀한 시간에 나 혼자 보고 들었으니  


그걸로 된 것 아닌가  


영상으로 보기 >

https://www.instagram.com/reel/DEb-MTgNs-t/?igsh=N3RnOWZxejljMz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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