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뒷 마무리가 부족한 나의 습관 고치기
새삼스럽다. 여행의 기록을 남긴것이 2015년인데 브런치에 올린 것은 2018년이니 말 다했지. 이후 3년이 지난 지금, 2020년이 되서야 다시 브런치의 녹슨 내방 창고를 연다.
국민학교 2학년 시절 어머니가 사다주신 <10권 한 묶음>의 새 노트는 약 두 장 정도만 굉장히 정리되고 알록달록한 나의 필기로 채워지곤 했다. 국어, 산수, 슬기로운 생활의 필기도 아마 약 3장 정도는 꼼꼼하게 정리되다 그 이후 꾸벅꾸벅 졸며 그려진 꼬인 실타래 같은 '무엇'들로 뻔뻔하고도 부끄럼 없이 채워졌으니까.
어쩌면 예외가 없이 나의 삶이 그렇게 만들어와 졌던 것 같다.
무언가 호기롭게 시작하고는, 중간이 되면 흐지부지 해진다. 신나서 모임을 만들고는, 중반부가 되면 쉬이 질려 쳐다보지를 않는다던지. 몇 번의 연애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처음의 끓는 열정은 왜 아니겠냐는 듯 이내 시큰둥으로 변하곤 했다. 글쓰기도 그렇다. 아이디어와 시놉은 뚝딱 하고 만들어 놓았지만 정작 중요한 본문은 늘 도입과 클라이막스에 멈춰있다. 그렇게 몸통까지만 만들어진 내 글들이 저으기 서랍에서 슬피 울다울다 (현재까지도) 고이 잠들어있다.
버릇을 고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그러나 버릇이 달라질 수는 있을 것 같다.
마무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하지 말고 우선 계속 써보는 것이다. 그것이 무어가 되든 계속하여 이어가보는 것이다. 놓지 않아보는 것이다. 더 할 수 없을때까지 우선 걷는것이다. 막다른 길이라는 것을 마침내,
만나 볼 때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