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브런치 왕초보의 첫 글쓰기 여정 - 나는 왜 글을 쓰려하는가
그러나, 하나는 확실하다.
위험 요인이 없는데도 뭔가가 망설여질 때는 그냥 지르고 수습하는 나만의 오랜 버릇을 이번에도 꺼내든다.
글을 쓴다. 내가 글을 쓴다.
회사에서 보고서 쓸 때 비문으로 지적받기 일쑤인 나조차도 글을 써보려 한다. 몇 년 전부터 '글'이란 것을 쓰고 싶었지만, 이 핑계, 저 핑계로 미루었다. 그러다가 강원국 작가님의 '책쓰기 수업'이란 책을 우연히 집어들었다.
글을 '잘' 쓸 자신은 없지만 '그냥' 쓰고 싶어졌다. 독자를 향한 작가님의 의도에 정확히 걸려들었다. 문체가 모두 짧고 군더더기 없는, 그러나 말 하나하나가 나에게 강한 임팩트를 준다.
강원국 작가님의 말처럼, 내가 가장 자신 있는 분야인 내 경험에 대해서는 나도 참 쓸 말이 많겠다 싶었다. 글에 대한 평가와 상관없이 그저 나의 경험을 담담히 풀어써내려는 것 만으로도 나를 되돌아보고 더욱 성숙해지겟다 싶었다.
최근에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중 김부장과 '다음 생은 없으니까'의 조나정을 보면서 공감이 되었고 그만큼 치유되었다. 20대 사회생활과 결혼을 하기 전에는 관심없었던 주제들이었다. 그때는 막연히 '그럴 것 같다' 였지만 대사 하나하나가 와닿는 순간 내가 극중 인물들이 되었다. 그냥 내 삶이었다.
가장으로서 수십년간 치열한 회사생활을 해온 김부장. 나중에는 그게 과연 가족을 위한 것보다는, 자신의 알량한 자존심 때문이라는 걸 깨닫는다. 조나정의 친정 엄마는 맞벌이 아들과 며느리를 위해 손녀를 오래 보살피다가 며느리의 '아이에게 사탕 먹이지 마세요' 잔소리에 육아 은퇴를 선언한다. 물론 나의 복 중 하나는 너무나 훌륭한 시어머님을 만난 것이다. 드라마와 동일한 상황을 겪은 건 아니지만, 장담컨데 대한민국 상위 0.1% 훌륭한 시어머님이지만, 작은 갈등이 아예 없을 수는 없다. 그건 누구의 잘못이 아닌, 인간이라면 겪을 수밖에 없는 그런 당연한 갈등이다.
아무튼 30대 후반 들어 가족과 회사, 생활 속 이해관계자들과의 수많은 갈등 속에서 나는 어떻게 반응하는가 늘 고민한다. 삶은 고통이라는 쇼펜하우어의 말처럼 삶의 디폴트값이 '갈등' 이고 이 속에서 어떻게 살아내야하는가 고민해보지만, 늘 어렵다.
원래 삶이란 것이 고통이고 갈등 한가득인데, 나란 사람의 특성이 그 고통을, 그 갈등을 더 심화시키는 것 같다.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나를 그저 소심하고 조용하고 차분한 사람으로 본다. 100퍼센트 틀린 말은 아니다. 그것도 나의 50프로이니까. 하지만 나머지 50프로는 (속으로는) 매우 시끌벅적하고 열정 가득하고 인정 욕구가 강한, 적극적인 사람이다. 특히 내가 좋아하고 잘하고 싶은 것을 할 때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나를 다르게 보았던 사람들이 가끔 놀라는 포인트이리라.
원래 인생에는 외적 갈등도 수두룩한데, 나는 내적 갈등이...어마무시하다. 겉으로는 조용한데 속은 매우 시끄럽다.
이런 나의 복합적인 성향 때문에, 나의 삶은 한 마디로 '갈등 중독'이다.
(Feat. 처음부터 길게 쓰고 싶지않았는데...생각했던 것보다 길어졌다. 당황스럽다. 큰일이다. 뭔가꾸준히 하려면 시작은 런닝머신 기준 7정도가 적당한데 체감상 시작부터 9로 뛰고 있는 느낌. 이야기 보따리를 너무 한번에 다 풀지않게 자제하는 것도 앞으로 글쓰기 과제가 되겠다. 진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