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그래서 이제는 해요. 저도 유튜브!
안녕하세요. 1달차 새내기 유튜버 쭈니입니다..(부끄)
이 이야기를 적어내려가기 전에, 먼저 제 이야기를 조금 할까 해요.
저는 경기도에서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을 4년 공부하고 졸업했고, 그 중에서도 영상 촬영과 편집을 주로 배우고 하며 지내왔어요. 물론 대학을 졸업하고 난 이후에는 [촬영,편집]을 할 일이 없기도 했고, 하고 싶어도 영상을 찍을만한 일이 없어서 못하는 상황이었죠.
저를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대화 몇 마디를 나눠본 뒤에 꼭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아니 유튜브하면 정말 잘 할 것 같은데, 유튜브 해보는게 어때요?”
말도 잘 하고, 인생도 다이나믹하게 사는 것 같으니 한 번씩 권해보는 듯 했어요.
그러면 저는 약간은 머뭇거리며 대답해요. ‘아니에요~ 제가 그런걸 어떻게 해요!’ ‘하고싶어도 찍을게 없어서요…!’ ‘저는 관심받는거 별로 안좋아해서요…’ 다양한 이유들이 있었지만 사실 가장 큰 이유는 하나였어요. 바로 [편집]에 대한거죠.
사실 영상이야 찍는다고 하면 뭐든지 찍을 수 있어요. 부모님이 농사를 하고 계셔서 농사하는 모습을 찍어서 올리거나, 아니면 제 소소한 일상들을 찍어서 올리거나 하면 되는 일이었죠.(일어나는 모든 일이 콘텐츠!) 하지만 이상한 자존심이라고 해야할까요. [그래도 나는 편집을 배운 사람인데] 하는 고집이 있었고, 대충 편집한 영상들을 보면 부끄럽고 어디다 내놓을 자신이 없었어요. 편집 프로그램도 무조건 프리미어 프로를 이용하자 하는 이상한 똥고집도 있기도 했고요. 그렇게 지진벅거리다 n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죠.
카페를 혼자 하기 시작하고. 자영업을 하면서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 2월 말. 손님이 없는 시간에 계속 핸드폰으로 쓸데없는걸 보고 있는 저를 발견했어요.
2시간이고 3시간이고 새로운 손님이 오지 않으면 계속 핸드폰만 붙잡고 있었고, 손님이 오셔도 커피만 내어드리고 바로 휴계실로 들어가 핸드폰을 다시 만지기 시작했죠.
‘내가 이 시간을 이렇게 허비하는게 맞는건가?’ 하는 이상한 생각이 번뜩 들었어요. 갑자기 지난 몇 개월의 시간들이 아까워졌고 그 순간부터 ’손님이 없는 시간대에 뭘 할 수 있을까‘ 를 생각하게 됐죠. 그렇게 해서 내린 결론이 [유튜브]였어요. 어차피 매일 타는 커피를 영상으로만 찍어서 쉬는 시간마다 편집을 하자. 하는 결심이 든거죠.
여러분 그거 아세요? 처음이 어렵고, 그 다음부터는 매우 정말 엄-청 쉽다는거.
첫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순간 엄청난 자괴감이 몰려왔어요. 다른 분들의 카페브이로그를 보면서 내 영상이 너무나 하찮다는 생각이 들어 ’이런 엉망인 영상을 내가 올려도 괜찮을까…?‘ ’이런 한참 부족한 편집영상을 내보여도 좋을까…?‘ 계속해서 편집을 하다, 멈췄다. 밤마다 ’괜찮아. 사람 사는거야 다들 다르고, 나는 내 영상이 좋아. 남들과 비교하지마‘ 하며 마인드 컨트롤을 하며 자신감을 끌어올렸어요. 영상을 완성하고, 처음 업로드 해보는 영상에 허우적거린 기억이 아직도 선명해요. 썸네일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거를 업로드 직전에 알아서 급하게 하나 만들어 떨리는 가슴 부여 잡고 업로드를 했어요.
*업로드 1일차 - 주변에 말하기도 부끄럽고 영상에도 자신이 없어 숨기기만 했어요. 그렇게 나온 첫 날의 조회수는 50이었죠.
*업로드 2일차 - 조회수가 그래도 nn 자리가 나오니까 자신감이 붙었어요.(나만 볼 줄 알았던 내 영상이!) 주변 가장 가까운 친구들한테, 남자친구한테, 가족들한테 이야기했죠.
*업로드 3일차 - ‘내 영상이 알고리즘을…?’을 제가 경험했어요. 3일차로 넘어가는 12시. 갑자기 조회수가 900회를 넘어가는거있죠?(세상에 이런일이…) 그 이후로는 두근대는 가슴을 숨길 수 없어 열심히 해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저는 지금 제 영상을 7편까지 올린 상태고 제 영상을 좋아해주고 봐주는 97명의 소중한 구독자를 가지고있어요.
매일 하던 커피타는 일이 새롭게 느껴지고, 누군가가 이 모습을 볼 거라는 생각에 모든 일에 ‘더’ 신경쓰기 시작했어요. 청소, 청결 그리고 제조의 완벽함까지 말이죠. 매일 출근하고 퇴근하는 단조로운 일에 흥미롭고 재미있는 일이 하나 추가되었을 뿐인데 삶이 조금 더 다채로워진 기분이 들어요.
고민만 하던 지난 n년의 시간이 아까웠고 ‘이렇게나 쉽고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일인데‘ 내가 왜 지금까지 고민했을까 하는 후회도 들었죠. 제가 유튜브에 영상을 3편까지 올리고 친구들에게 ’너도 해봐!‘하고 이야기하고 다니기도 하고, 농사를 이어받고 있는 동생에게 권하기도 해요. 배우지 않아도 요즘 잘 나오는 어플에 영상만 넣어서 바로 만들 수 있으니. 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거죠.
유튜브로 [수익]을 내는건 정말 어려워요. 지금 막 채널을 만든 제게는 ‘하늘의 별따기’ 라고 느껴질 만큼 멀고 험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돈을 떠나서 내가 이런 기록물을 가지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인생의 무언가가 채워지는 기분이 들어요. 처음이 어려워요. ‘어떤걸‘ ’어떻게‘ 를 정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헤매기 시작하고 주변 다른 것들을 바라보며 시기하고 질투하고 스스로를 비판하기 시작하죠. 하지만 아니요. 전혀 그럴필요 없어요. 제가 처음에 말했잖아요. [우리는 모두 다른 사람이고 다른 삶을 사니까]. 완벽할 필요가 없다는걸 이야기해주고싶어요.
28에 시작한 유튜브. 제가 어디까지 얼마나 동영상을 만들고 올릴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저는 지금 이 취미생활이 너무 소중하고 즐거워요.
밥을 먹으면서도, 샤워를 하면서도 제 영상을 틀어놓고 보는게 소소한 일상 중 하나가 되었답니다.
자영업을 하시는 여러분 어떤 일상을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정말 별거 없이 출근-커피-퇴근의 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제 영상에도 이런 일상이 녹아있고, 작은 출퇴근 기록이 되어가고 있죠. 여러분들의 일상도 공유해주세요 :). 나의 삶도 소중하지만, 너의 삶도 소중하고 궁금하니까 말이죠!
쑥쓰러운 저의 유튜브를 공유합니다. 언젠가 이 게시글의 저의 오래된 기록물로 다시 읽히는 날이 오겠죠?
저는 그런 날들을 정말 사랑해요. 초등학생 때 끄적거렸던 일기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죠!
+다음 이야기는,
”그거 다 나한테는 돈이야…다음부터는 텀블러 가져오면 안돼?“
장사가 잘 안 될 때의 ‘나’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해요. 예민해지고, 소심해지고 또 신경질적인 사람으로 변하죠.
그럼 다음 이야기 기다려주실거죠? 저는 수요일 업로드라 후다닥 편집을 하러 가볼까 합니다. 시원한 커피 한 잔과 함께 말이죠. 그럼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갑작스럽게 변하는 날씨에 늘 감기 조심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