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거기 있었을 때
"누나 이번에 낸 글 왜 이렇게 썼어요?"
"그냥..."
그냥 그렇게 썼다. 언젠가부터 어떻게 써왔고 어떻게 써야하며 어떻게 쓸 것인지에 모든 것이 불분명해져서, 그래서 그냥 마음껏 써서 내버렸는데. "왜 이렇게 써왔냐"는 말을 들으니 괜히 기분이 푹 퍼졌다.
내 글이 그 얘기를 안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집어 짜내서 글을 낳았더니 괜히 가깝게 느끼나보다. 미안해. 하지만 최선이었어. 이런 얘기들을 속으로 덕지덕지 했다. 괜히 먼지와 먼지 사이의 틈으로 보이는 타워만 바라봤다.
어찌할 바를 몰라 뭐라도 했던 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