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십퍼센트 정도만 이해할 수 있는 시인의 시집을 펼친다
오래 아프다
울먹인다
순례
밀도
와 같은 단어들의 덩어리를 본다
어느 소설의 열 번은 다시 본 챕터를 펼친다
모나리자
시간
공간
과 같은 단어들을 집합을 본다
갈 곳이 없다
어디든 가야할텐데 뭐 이런 생각을 하다가
책장 사이에서 살면 어떨까
글자에 매달려서
해야할 일도 정해져있고
해야할 일을 하면 거기 살 수도 있는
종이의 글자를 붙잡고 건너가는 일
그런 일을 하는 생각
갈 곳이 없다
매달릴 곳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