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이 혹은 일방적인 사랑 관계에 있어서 상대방에게 진심으로 행동하는 것과 배려를 주고받는 행위를 딱히 요란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배려와 진심을 낯선 타인에게 기대한다고 한다면 사람들은 순진하다 생각할까.
의문형이지만 내 딴에는 상식적인 행동이라 그 행위에 어긋남을 느낄 때 더러 상처를 받곤 한다.
“내일 연락드리겠습니다.”
내일 연락을 주겠다는 말을 했다면 기다리는 사람 입장에서는 내일을 기대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확인 후 연락드리겠습니다.”
확인 후 연락을 주겠다 했으면 정말 확인된 연락을 기다리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나의 상식은 그렇다.
최근 일을 하다 화가 나 시작된 글이기 때문에 업무상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정말 급한 용무가 아니라면 가급적 월요일은 상대방에게 연락을 하지 않는다.
평일에는 오전 10시 이후 연락을 하고
점심시간, 오후 6시 이후, 주말, 휴일에는 절대 연락하지 않으며
문자, 카톡 통화를 할 때는 항상 타인의 안부를 먼저 묻고 본론에 들어간다.
하지만 돌아온 답은 말뿐인 친절과 밀당이라도 하듯이 띄엄띄엄한 연락.
이럴 때면 오히려 내 쪽에서 너무 빌빌거렸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일을 할 때 상대방과 나의 관계에 있어 갑을관계를 생각하지 않지만 상대방이 누구든 간에 대화만 놓고 봐서는 내가 슈퍼 을이 맞는 것 같다.
일을 할 때뿐인가.
분명히 뒤에 있는 차가 잘못하고 경적을 울렸지만 주눅 드는 경우.
버스 손잡이를 잡고 있는데 내 손을 느닷없이 때리는 아주머니.
서로가 전방 주시에 소홀하여 어깨를 부딪혔지만 일방적인 사과 후 험한 소리 듣는 경우.
오늘 처음 만난 버스 옆자리의 학생과도
오늘 처음 지하철에서 만난 아저씨와도
오늘 처음 얘기를 나눈 거래처와도
오늘 처음 만난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과도
누군가 다 먹고 비워버린 빈 통조림이 아닌 진짜로써 대화를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