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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미삐약이 Jul 04. 2024

랭쌥의 맛

어느새부터인가 한국에서 크게 유행하기 시작한 랭쌥. 내가 방콕살이를 때만 해도 적이 없었던 같은데, 기억속에서는 혜성처럼 등장한 태국음식.


주로 화려한 비주얼이 시선을 끌었는데 2019년에 가족과 함께 방콕 여행을 하면서 어느 야시장에서 저녁 먹을 집을 탐색하다 랭쌥의 산더미 비주얼에 놀랐던 기억이 있다.


태국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한국에서 랭쌥이 굉장히 유명하다. 근데 나는 그런 음식이 예전에 있는줄도 몰랐다" 그런 말을 하니 선생님들이 조만간 식당으로 인도를 해주겠다고 했다.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는 게 늘 설레는 나인데, 왠지 현지의 랭쌥은 더 고유의 느낌이 있을 것만 같아서 설레는 마음을 가득 안고 그 날만을 기다렸다.


 

팻 뽀까띠로 해서 매콤 칼칼하던 랭쌥


그렇게 팟끄라파오 20밧 가게에서 먹은 랭쌥! 우리의 매움 레벨을 고려해서 쌤들이 하나는 맵게, 하나는 안 맵게 주문했다. 먼저 한 술 뜬 랭쌥의 맛은 생각보다 굉장히 시큼하다는 것! 새콤함을 넘어선 시큼함이었다. 그리고 단 맛이 하나도 없는 담백한 갈빗국의 맛이었다. 




단단하고 퍽퍽하던 고기의 맛


한국의 우리 학교 옆에도 랭쌥 및 각종 아시아 음식을 파는 식당이 있는데, 거기서 먹었던 랭쌥과는 또다른 맛이었다. 태국에서는 이 집에서밖에 랭쌥을 먹어보질 않아서 진짜 랭쌥의 가장 기본적인 맛이 어떤건지 아직도 감을 잡기가 조금 어려운 것 같다. 고기는 보이는 것과 비슷하게 퍽퍽한 살코기여서 국물과 함께 떠먹었다.




랭쌥의 팻너이 버전


팻너이 랭쌥은 전혀 맵지 않아서 오히려 담백한 고깃국물의 맛이 잘 느껴졌다. 팻 뽀까띠 랭쌥이 내겐 정말 너무나도 매웠기 때문에 몇 번 더 도전을 시도하다가 도저히 먹지 못하고 나는 안 매운 랭쌥을 한번씩 공략했다. 팟끄라파오와 카놈 투어이로 이미 배를 채우고 시작한 전반전이라, 우리 모두 랭쌥의 고기를 많이 남겼지만 그래도 고유의 음식 맛을 느껴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서 만족한다. 태국 음식의 단 맛에 질린 사람이라면 랭쌥에 도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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