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 2,
첫 번째 인생 모험- 노선 변경

바보천재 삼총사 2 - 양수

by 강한진

앞 글에서 조조가 한나라의 사공에서 승상으로 승진한 것을 이야기했다. 나라를 장악한 세력이 된 것이다. 그러면 이제 조조에게는 두 방향의 힘이 가해지기 시작할 것이다.


첫 번째는 기대어 덕을 보려는 집단의 힘이다. 그 집단은 조조에게 왕이 되고 황제가 되라고 부추길 것이다. 조조에게 구석을 내리라고 황제를 압박하는 조정 대신들도 여기에 속한다. 두 번째 힘은 조조는 한 왕실을 무너뜨리는 역적이라고 생각하고 제거하려는 경쟁자와 반대파의 힘이다. 원소, 원술, 유표 등 외부의 경쟁자 뿐만 아니라 황제를 에워싼 황실 중심주의 신하가 아직도 많다.

그러면 조조는 어떻게 처신하고 어떤 전략으로 임해야 할까. 우선 자신의 권력 기반을 더욱 튼튼하게 해야 한다. 듀얼 프로세스라야 한다. 첫째는 자신에게 충성할 인재를 더 많이 확보하는 것, 둘째는 반대 세력은 감시하고 통제하며 무너뜨리는 것이다.


구현령(求賢令)은 조조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게 하는 정책 중 하나다. 당시로써는 매우 파격적으로 “덕행과는 상관없이 능력으로 인재를 뽑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당시의 관직은 호족세력들끼리 서로 나누어 먹었다. 그 바탕이 되는 것이 효렴이라는 인재 선발 방법이다. 그 문제를 개선하려는 조조의 아이디어이자 조조의 사람 욕심을 엿볼 수 있는 정책이 구현령이다.

실제로 조조는 인재 욕심이 많았다. 악연이 있거나 잘못을 저지른 인물도 과감히 기용했다. 3대 조부까지 거론하며 비난하는 거친 격문을 써서 조조를 오싹하게 만들었던 문장가 진림을 등용한 것도 그 사례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양수는 신분이 좀 복잡한 사람이었다. 아버지 양표는 한나라 조정의 삼공이고 황실 주의자이며 조조에게 대립적인 사람이었다. 어머니는 조조의 경쟁자 중 하나인 원술의 누이였으며, 손권은 양수의 사촌 매형이었다. 결국 양수는 조조의 큰 적들과 매우 긴밀하게 연결된 사람인 것이다. 그런 양수가 제 발로 조조를 찾아왔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그런 양수를 경계하고 멀리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조조는 반대로 주부로 삼아서 가까이 둔다. 왜일까? 위험한 인물이니 더 가까이 두고 감시하려고 한 것일까? 그런데 양수는 왜 조조에게 스스로 다가온 것일까? 머리 회전이 빠른 사람이라 자신의 위험한 처지를 깨닫고서 그것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 조조와 가까워지려고 한 것일까? 제 발로 조조의 스텝이 된 무렵으로 보이는 몇 가지 일화가 있다.


어느 날 지방에서 조조에게 소(酥-양젖으로 만든 일종의 요구르트)가 올라왔다. 조조는 그것을 한 입 먹고는 슬쩍 장난기가 들었다. 그래서 합 위에 일합소(一合酥)라고 써 붙이고 책상머리에 두었다. 양수가 그것을 보고는 숟가락을 가져와 관리들과 함께 퍼먹었다. 조조가 짐짓 노한 척하며 “왜 먹었느냐”라고 양수를 꾸짖었다. 그러자 양수가 “합 위에 한 사람이 한 입씩 먹으라(一人一口)고 쓰셨는데 어찌 승상의 뜻을 어길 수 있겠습니까?”라고 대답했고, 그 말을 들은 조조는 웃으며 물러갔다.


조조는 지기를 암살하려는 시도를 염려해서 항상 좌우 사람들에게 ‘내가 꿈속에서 사람을 잘 죽이니 내가 잠들면 가까이 오지 말라’고 했다. 어느 날 그가 장중에서 낮잠을 자다 일부러 침대에서 굴러서 떨어지자 가까이 있던 시종이 다가가서 부축하려고 조조의 몸에 손을 댔다. 그러자 조조가 벌떡 일어나서는 칼로 그를 베고 다시 잠들었다. 그리고 한참 후에 일어나서는 깜짝 놀라며 물었다. “누가 내 근시를 죽였는가?” 사람들이 있었던 일을 말하자 조조는 통곡하면서 후하게 장사 지내라고 했다. 그 후로 사람들은 조조가 정말로 꿈속에서 사람 죽이는 버릇이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양수는 조조의 속셈을 간파하고 죽은 근시를 가리키면서 “가엾구나! 승상이 꿈꾸던 것이 아니라 그대가 꿈을 꾸고 있던 것이네!”라고 한탄했다. 그 말을 듣고 조조가 양수를 경계하게 되었다.


조조는 당대 최대의 권력자다. 그리고 의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정치적으로 쓸모 있는 사람이면 출신 성분은 물론 큰 잘못도 불문했으나 이용 가치가 없거나 반대하거나 방해되는 사람은 가차 없이 제거했고, 심지어 집단 학살도 서슴지 않았다. 당연히 많은 일에 골몰했다. 은밀히 꾸미던 계략 몇 개 있을 것이다.

위의 일화들을 보면 얄미울 정도로 조조의 마음을 읽어내는 양수의 능력과 그것을 주위에 드러내는 경솔함이 보인다. 문서를 처리하는 수행비서가 내 속셈을 곧잘 간파하고 그것을 자랑하며 떠벌리고 다닌다? 노선을 바꾸고 들어 온 양수가? 적과 기까운 인척 관계인 녀석이? 당신이 조조라면 어떤 기분이 들겠는가?

비포장 시골길을 빠져 나와 포장도로로 올라섰는데 얼마 못 가서 천길 낭떠러지 위의 좁은 절벽을 만난 상황... 지금 양수가 그런 상황이 아닐까? (다음 글 ‘양수 3 – 두 번째 인생 모험 – 후계자 경쟁’에서 계속)


<2021.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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