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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환 Nov 21. 2020

현장 인터뷰

때론 발로 하는 기획이 필요하다.

"안녕하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어... 저는 구매하려 온 사람은 아니고요. 인터뷰를 좀 할 수 있을까요?"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팀원들이 새로운 서비스 아이디어를 내놓았는데, 실제 온라인상에서 구현이 가능할지 확인해보기 위해 오프라인 판매점을 찾았습니다.

오프라인으로 방문하는 고객에 대한 정보가 어딘가에 기록되거나 쌓여야 하는데, 그렇게 모아지고 있는지 확인하려면 직접 매장에 나가서 담당자들과 소통해보고 확인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이런 경우 보통은 현업 담당자에게 먼저 이런 목적으로 현장 판매자 분들과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요청을 하고, 현업 담당자는 유관 부서에 협조를 구한 다음, 방문해도 되는 지점과 담당자가 결정되면 방문하거나 중간에 따로 만나 궁금한 점을 물어보는 등의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렇게 여러 번의 프로세스와 의사결정을 거쳐서 진행하기에는 시간도 없고, 여러 사람들 업무시간을 빼앗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퇴근길에 집 근처의 판매점에 들리기로 하고 무작정 입구에 들어섰습니다.


"이쪽에 잠시 앉아 계시겠어요?"

"네."


잠시 기다렸더니 판매원 중에 조금 선임으로 보이는 분이 오셨고, 저는 프로젝트 파견지 출입카드를 꺼내 보이며 명함을 건넸습니다. 출입카드에는 판매회사의 그룹사 로고가 새겨져 있었기에 이야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었습니다. 온라인 서비스를 개편 중인데, 고객이 좀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추가했으면 해서 현실적으로 그러한 부분이 가능한지 매장 프로세스를 확인하기 위해 인터뷰 요청차 들렸다고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어떤 것을 도와드리면 될까요?"

"온라인으로 방문상담 신청을 하고 나서, 이후에 어떤 과정으로 고객과 연락하고 관리하시는지 궁금합니다."


20여분 동안 이야기를 나누면서, 팀원들과 가능할지 안 할지 고민하던 내용들을 모두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하다고 말하고, 다음에 궁금한 점이 있으면 연락드려도 되는지 문의한 다음, 매장을 잠시 둘러보고 나왔습니다.


"물론이죠.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디지털 매체를 다루는 일이지만, 그것을 사용하고 활용하는 쪽은 사람이라 사용자의 이야기를 들어본다거나, 관련 담당자 인터뷰를 하는 등의 과정을 꼭 거치면서 일을 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어쩌면 기자가 취재를 하거나 탐정이 탐문수사 는 편에 가깝습니다. 정확한 팩트를 찾거나, 감을 잡는 정도로 활용합니다.


FGI(Focus Group Interview)라고 하며 전문적인 방법론도 존재하는데, 저는 이렇게까지 진행하지는 않습니다. FGI를 위해 모인 사람들이 특정 그룹을 대표한다고 판단하기도 어렵고, 무언가 정량적인 결과를 도출하기도 쉽지 않은 데다가, 시간과 비용도 많이 소모되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가서 물어보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찾아간 현장 인터뷰를 통해서 서비스 기획 아이디어가 구현할 수 있는 기능일 수 있다는 확인을 하였고 보다 구체화하여 제안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때로는 발로 하는 기획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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