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을 찔러 솟은 빌딩숲에서
애리조나의 굽은 협곡을 생각한다
빨강에서 주황으로
꼬리를 무는 좌회전 신호로부터
캐니언의 굽이치는 곡선을 생각한다
가본 적도 없는 초원에 대한 향수가
말을 타고 달려온다
인디언의 마음으로
가끔씩 말을 세우고
영혼이 잘 따라오는지
돌아본다는 인디언을 생각한다
목적지만을 아는 육체에게
인형 하나를 쥐어줄
과테말라 고산지대 인디언을 그리워한다
서둘러 가는 초행길에서
팔꿈치를 붙잡히고 보니
떨어뜨린 영혼을 주워주는 인디언을 그리워한다
아니 내 영혼이 갈 길은
내 눈으로 보아야지
잘 닦인 거울에 눈을 씻고
대간하고 충만한 내 길을 보아야지
헤매어도
인디언의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