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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글쓸러 Oct 11. 2023

지금도 프로야. 돈 받는다는 건 프로라는 것이야.

야구라고 하는 건 단체 운동이야.
동료들한테 도움을 줘야 되기도 하고, 피해도 주지 말아야 돼
팀에 피해 주지 않는다는 의식을 가지라고.
그런 의식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게 돼.
우리가 지면 이 식구들 하루아침에 다 없어져. 
우리 뒤에 제작진만 200명 있어. 
우리 때문에 200명의 제작진 뒤에는 500명, 600명의 가족도 있다.
우리가 실수하면 이 사람들한테 어떤 피해를 주겠어?
이런 걸 잘 인식하라고.
어쨌든 시합에는 상대가 프로가 되든 아마추어가 되든 관계가 없어.
어떤 시합을 해도 이겨야 돼.     


 요새 핫한 예능 [최강야구]에서 나온 대화다. 시즌 70% 승률 달성하지 못하면, 팀 [몬스터즈] 해체와 프로그램 폐지를 동시에 걸고 하는 리얼리티 예능이다. 선발투수로 뛸 예정이었던 오주원 선수가 치질 수술을 받게 되어, 당일 선발투수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때 나왔던 대화가 바로 위의 내용이며, 쓴 소리로 선수들의 중심을 잡게 한 이가 바로 [몬스터즈]의 김성근 감독이다.      


출처, 유퀴즈 온 더 블록 180화


 제2의 DNA로 Lotte DNA를 가진 나로선 김성근 감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왜냐고? 왕조를 구축하여 우승을 매번 차지했던 SK 와이번스의 중심엔 김성근 감독이 있었으니까. 그 당시 롯데는 SK를 만나기만 하면 졌다. 젠장. 그때의 SK 와이번스는 막강하기 그지없었다. 그 시절 성적을 찾아봤다.      

 

출처, 나무위키

 

SK의 화려한 전성기를 이끌었던 김성근 감독에 관련해 들었던 이야기가 있다.      


 “너무 승부에 집착한다.”     


 이 부분에 관해 예능 [유퀴즈 온 더 블록]을 통해 김성근 감독은 답했다.      


 감독의 목적은 이겨서 선수에게 돈을 줘야 하는 거다.  
가족 선수 모두의 행복을 위해 감독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     

출처, 유퀴즈 온 더 블록 180화


 승리를 위해, 선수에게 연봉을 지급하기 위해 그가 한 일들은 우리도 잘 알고 있다. 모르는 분들을 위해 유명한 사진 한 장 가져왔다.

     

출처, MK 스포츠


 정근우 선수의 모습처럼 강도 높은 훈련을 하는 거다. 오죽하면 “김성근이 지나간 자리에는 풀 한 포기 남지 않는다”라는 명언(?)이 있겠나?     


 혹독한 훈련을 포기하지 않는 것에 대해 김성근 감독의 생각은 다음과 같다.    

  

 ‘절대 사람을 버리지 말아야지’하는 생각이 있어요.
 저는 시합 중에 선수 야단친 적이 없어요. 
 내가 야단치면 나는 만족할지 몰라도 사람을 하나 버리고 들어가요. 
 그러면 조직으로서 마이너스예요.
 혼내는 것보다 연습시켜서 할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해요. 
 실수한 부분이 있으면 연습으로 오늘 다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해요. 
 그래야 이 선수가 집에 가도 편해져요.     


출처, 파이낸셜 뉴스


 이 말을 듣는 순간, [비정한 승부사]라는 별명을 가질 만큼 승부에 대한 집착이 큰 이유를 바로 이해했다. 바로 선수들에 대한 책임감이다.      


저는 가면 그 팀 바꿔야 하거든요. 
나를 믿고 있는 선수들에게 반드시 뭔가를 줘야 해요.
나에겐 존경받는 리더는 쓸모가 없어요.
신뢰를 받아야지.
신뢰를 받으려면 나는 결과를 줘야 하고
그러려면 연습 하날 시키더라도 얘를 만들어야 해     

내 밑에 선수가 100명 이상 있고, 그 선수들의 가족이 500-1,000명 있어요.
그걸 지켜야 하는 건 나예요.
선수들의 부모도 나에게 자식을 맡긴 거고
나는 그만한 사명감이 있어야 해요.     


 김성근 감독은 자신이 가진 책임감을 어떻게든 지키고자 끝없이 노력했다. 어린 시절, 빨리 뛰는 방법을 알고자 육상부 감독에게 찾아가 조언을 구하고, 그를 바탕으로 뛰는 연습을 하며 빨라지고자 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해내겠다는 모습은 그의 삶 자체다.      


모든 부분에서 하면 되는 거지.
못한다는 의식이 제일 나쁘다고 봐요.     

 대한민국 최고가 되고자 결심하고, 일본에서 한국으로 들어온 김성근 감독. 입국 43년 만에 그의 다짐을 증명하고야 만다.     




 이 글을 보고 어떤 분들은 말할지 모르겠다.

 그는 네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맞다. 나는 그를 잘 모른다. 아는 거라곤, 방송을 통해 접하고, 신문 기사 등을 찾아보는 게 전부였으니까.   

 

 하지만 예능 [최강야구]라는 프로그램으로 한정하더라도, 그는 자신의 말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은퇴한 야구 선수들에게 프로 의식을 다시 주입하며 훈련을 진행하고, 젊은 친구들과의 싸움에서 어떻게든 이기도록 만들며, 프로를 지망하는 어린 친구들에겐 꾸준히 가르침을 선사한다. 수비가 부족한 날은 수비 훈련을 따로 하고, 배트 휘두르는 게 부족했으면 배트 훈련을 또다시 시키는 등 그가 직접 나서서 가르친다. 비선수 출신의 유튜버 선성권에게도 야구를 알려주며 선수로서 뛸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하고.     


유튜버이자 야구선수 선성권 / 출처, 최강야구


 야구를 좋아하는 이들이 야구를 더 잘하고 빠져들 수 있도록 도우며 야구 그 자체를 사랑하는 그의 모습. [최강야구]에서의 김성근 감독은 본인이 말한 그대로다. 존경받는 리더가 되지 못하더라도, 선수들에게 너무 고강도라고 욕을 먹더라도, 부족한 부분을 연습시키고 또 연습시켜, 돈을 정당하게 받을 수 있는 프로선수로 만드는 신뢰받는 리더라는 걸, 지금도 여전히 증명하고 있다.      


 마음속에 새기고 싶은 그의 명언을 마무리로 이 글을 끝내겠다.      


여러분은 프로출신이고

지금도 프로야

돈 받고 하고 있어

돈 받는다는 건 프로라는 것이야          


최강 최강 몬스터즈!!! 영원하라 / 출처, 최강야구
출처 : 

1. 예능 [유퀴즈 온 더 블록]

2. 예능 [최강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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