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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글쓸러 Nov 08. 2023

32년 우승 못한 우릴 버리고 너희가 어떻게 이러냐?

86승, 2무, 56패, 승률 0.606     


 2023년 4월 개막 당시만 해도 예상치 못했다. 아니, 이걸 어떻게 예측한단 말인가? 특히나 4월은 작전 실패가 가득했다. 그러다 5월엔 SSG와 1등 경쟁을 하며, 한 달 동안 연패가 없었다. 와우. 거의 모든 시리즈를 위닝시리즈(3경기 중 2경기 승리)로 가져가며 30승에 가장 먼저 선착한 팀이 되었다. 6월엔 5연속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면, 7월의 위기가 있긴 했으나 월간 성적 5할로 맞췄다. 어찌 되었든 절반은 승리했단 말이다. 8월도 어떻게든 넘기다가, 9월에 3연패를 하는 순간도 있었지만, 10월 3일 29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 확정을 지었다.      


 그게 바로 2023년의 LG다.      


LG 트윈스, 출처 NEWS1


 출루율 1위, 타율 1위, 홈런 1위, 타격 WAR 1위 (WAR : 대체 선수에 비해 얼마나 승리에 기여했는가를 의미하는 지표), 도루 1위, 팀 OPS 1위 (OPS : 출루율 + 장타율을 합친 수치), 타점 1위, 장타율 1위, 득점권타율 2위, ERA 1위 (ERA : 투수의 평균 자책점, 즉 한 경기 동안 점수를 얼마나 내주었는가를 보는 수치), 불펜 ERA 1위, 홀드 1위 (홀드 : 쉽게 말하면 중간에 나온 투수가 점수 내주지 않고 1이닝 이상 막아내는 거 말한다.), 구원승 1위, 선발승 2위,      


 정규리그 1위 팀에 어울리는 지표들이다. 1, 2등으로 가득하다.

출처, 나무위키

  작년에 뛰어난 활약을 하던 4번 타자 채은성과 주전 포수 유강남이 빠지면서 쉽지 않아 보였다. 홍창기, 문보경, 문성주, 박해민, 오지환, 김현수 등 타자들 모두 자기 몫을 충분히 해주었고, 불펜 역시 상대 팀 타자들을 잠재우며 승리를 꾸준히 쌓아나갔다.     

 

 무엇보다도 강팀이라는 걸 확실히 알 수 있는 건, 바로 역전승이다. 2023년 86번의 승리 중에 42번이 역전으로 거둬들인 승리다. 무려 절반에 가까운 승리가 역전이란 말은 엄청난 뜻 아닐까? 지더라도 언제든지 이길 수 있다는 강한 멘탈이 뒷받침되었다는 말이니깐. 올해의 LG는 보통의 팀이 아니다.      


 그런 LG와 내가 사랑하는 롯데가 경기를 했던 때가 떠오른다. 다행히도(?) 올해는 아니다. 2022년 8월 2일 직관 경기 때였다.      


1회 말     


2022년 7월 24일은 기아와의 경기에서 23:0이란 뜨거운 패배의 맛을 봤던 날이다. (링크 넣기) 그날 KBO 첫 경기를 뛰었던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잭 렉스다. 사실 렉스가 도망칠(?) 줄 알았다. 오자마자 최대득점차 패배라는 기록을 세운 팀에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다행히도 아니었나 보다. 그런 렉스가 첫 타석 첫 공에서 바로 방망이를 휘둘렀다. 공이 날아갔다. 투수를 넘어, 내야수들을 지나고, 외야수까지 스쳐 지나갔다. 1루타? 2루타? 3루타? 설마 파울인가? 그 어느 것도 아니었다. 플라잉 아웃……일 리가 없다. 담장을 넘어가며 홈런이 터졌다. 2022년 8월 2일 롯데의 첫 타자 첫 공에서 렉스의 KBO 첫 홈런이 터졌다. 스코어는 1:0     

    

잭 렉스, 출처 롯데 자이언츠


3회 초 


LG의 문보경이 2루수 유격수 사이로 흐르는 안타를 만들며 노아웃 1루.

다음 타자 홍창기가 2루수 안치홍에게 주는 땅볼 선물(?) 덕분에 병살 처리로 2아웃 획득.

황성빈이 마무리로 뜬 공 잡으며 스무스하게 3회 초 마무리.     


4회 말


한동희의 뜬공...? 인줄 알았는데 우익수가 못 잡으면서 2루타! 

전준우 풀카운트 아웃.

이대호 파울타구를 1루수 채은성이 처리.

안치홍 스윙 삼진.

4회 말도 스무스......하게....... 마무리.....     


그렇게 1회 말 이후로 양 팀 점수를 내지 못했다, 어느덧 6회 초에 이른다.     


6회 초


LG의 홍창기는 좌익수 쪽으로, 박해민은 우익수 쪽으로 각각 안타를 쳤다. 노아웃 1, 2루의 상황에서 김현수가 공을 저 멀리 높게 띄었고, 플라잉 아웃으로 1아웃을 얻어냈으나, 그 사이 홍창기는 3루로 이동했다. 거기다 박해민이 도루를 시도했고, 성공으로 이어지며 1아웃 1, 2루가 되었다. 지금은 한화로 간 당시 4번 타자 채은성! 그마저 우익수 앞 안타에 성공하며 스코어는 순식간에 2:1이 된다. 2, 3루의 두 명의 주자가 한 번에 들어온 거다. 다음 타자 가르시아 타석에 채은성이 도루에 성공하며 2루에 위치하게 되었다. 그러나 가르시아를 상대로 투수 이인복이 루킹삼진을 잡아냈다. 이후 교체된 투수 김유영의 공을 오지환이 힘껏 때려버린다. 담장에 닿는 줄 알았다. 그만큼 멀리 날아간 공은 담장 바로 앞에 떨어졌고, 그 앞에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좌익수 전준우가 있었다. 공을 잡아내며 2:1로 6회 초를 끝냈다.      


홍창기 (스포츠조선) / 박해민 (스포츠투데이) / 김현수 (스포츠서울) / 채은성 (NEWS1)


6회 말


렉스 스윙 삼진, 황성빈, 한동희 내야 플라잉 아웃으로 이닝이 순식간에 끝났다. 기세가 꺾여버린 걸까?      


7회 초


롯데의 꺾인 기세에 반해, LG는 기세가 더 살아났다. 투수 김유영의 공을 상대로 배트를 휘둘렀다. 그리고 공은 저 멀리 날아갔고, 날아갔으며, 멈추지 않고 하늘 저 멀리 떠 있었다. 그렇게 쭉 상승하더니, 성층권을 뚫고, 우주까지 날아갔다. 인공위성인 줄 알았다. 죄송하다. 과한 표현이었다. 결론은 무엇이냐? 홈런이다. 솔로 홈런. 그 홈런을 이루어 낸 선수가 바로 롯데의 포수 유강남이다. 젠장. 이제 롯강남(롯데의 유강남)이지만 그때의 유강남이 좀 미워지는구만. 스코어는 3:1     


유강남, 출처 롯데자이언츠


7회 말


선발투수 플럿코 대신 정우영 투수가 마운드로 올라왔다. 정말 고맙게도 전준우에게 볼넷을 내주며 1루로 진출하게 해주더라. 그에 대해 이대호 선수는 곧바로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2루수, 유격수 사이로의 시원한 안타로 말이다. 전준우 3루, 이대호 1루에 위치하게 된 상황. 노아웃이지만, 자칫 잘못하여 땅볼이 나오면 2루로 가려는 1루 선수, 홈에서 1루로 가는 선수가 병살 처리되며 순식간에 2아웃도 가능하다. 두근두근. 그때 나온 건 2023년의 롯데 주장 안치홍이었다. 1년 뒤 주장이란 이름에 어울리는 남자가 되려는 탓이었을까? 우중간을 가르는 더욱 시원한 안타를 생산하며, 전준우, 이대호가 홈으로 들어오게 만든다. 스코어는 3:3! 솔직히 말하겠다. 이대호 선수는 위험했다. 자칫 잘못하면 홈에서 아웃 처리 될 뻔했는데, 한 끗 차로 위기를 면했다. 역시 이대호 선수는 빠르다(?). 그 사이에 안치홍은 3루로 이동하였고, 다음 타자 정훈의 희생플라이로 안치홍이 홈으로 들어오며 스코어는 4:3에 이르게 된다.     

 

전준우 (mydaily) / 이대호 (스포츠서울) / 안치홍 (연합뉴스) / 정훈 (롯데 자이언츠)


8회 초


롯데의 든든한 자랑, 최준용 등판. 홍창기를 스윙 삼진 잡아낸다. 

곧바로 올라온 롯데의 또 다른 자랑, 구승민. 자신의 가치를 바로 보여줬다.

김현수 스윙 삼진. 채은성 스윙 삼진.

크으. 세 명 다 스윙 삼진이라니! 시원하드아!     

  

최준용, 출처 spoTV


8회 말


LG에서 이우찬 투수가 나왔고, 렉스를 땅볼로 아웃 처리한다. 

이후 황성빈 삼진, 한동희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8회 초의 복수에 성공한다.      


9회 초 


롯데에 언니 한 명이 있다. 치어리더 언니들이 아니다. 선수 중에 언니가 있다. 그 누구보다도 깔끔하고 화려하며 긴(?) 머리를 자랑하는, 가끔은 저 머릿속에서 누나들의 익숙한 향이 날 것만 같은 그런 머리를 가진 김원중 언니가 마무리로 나왔다. 

가르시아가 배트를 휘둘렀지만, 뜬 공이 되면서 유격수 이학주가 딱 잡으며 1아웃.

오지환이 볼넷으로 1루로 진출했으나, 다음 타자 문성주의 땅볼이 유격수 이학주 앞으로 곧바로 특급 배송되며, 2루 오지환 아웃, 1루 문성주 아웃. 곧바로 병살에 성공한다.      


김원중, 출처 NEWS1


롯데 자이언츠가 4대 3 역전승을 거둔다. 2023년 86번의 승리 중에 42번을 역전을 거둔 강팀 LG를 상대로 승리한다. 비록 2022년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 당시 LG도 KBO 2등을 했다는 걸 생각하면, 잘한 거 아니겠는가? 그렇게 직관 두 번째 승리를 목격한다.      


이 글을 통해 LG 팬과 선수들 모두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엘롯기의 일원으로서, LG의 정규우승 축하합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LG가 2023년 가을야구까지 우승 성공하길 바랍니다.

응원하겠습니다. 물론, 가을야구까지 진짜로 우승하면 사실 배가 좀 아플 거 같긴 하지만, 아니, 몹시 아플 거 같네요.     


2023년 한국 시리즈의 결과가 벌써 기대된다. 

과연 LG는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까?     

2023년 11월 8일, 한국시리즈는 KT와 LG의 싸움으로 결정되었다. KT가 1승을 먼저 챙긴 가운데, 한국 시리즈의 우승자는 과연? / 출처, KBO



2022년 직관 전적          

1회차 - 5/17 화요일, VS 기아, 4:3 패          

2회차 - 5/28 토요일, VS 키움, 6:3 패          

3회차 - 6/8 수요일, VS 삼성, 4:2 패          

4회차 - 6/11 토요일, VS KT, 4:0 패          

5회차 - 6/17 금요일, VS SSG, 6:2 패     

6회차 - 6/25 토요일, VS 키움, 13:5 패     

7회차 - 7/14일 목요일, VS 한화, 10:7 승     

8회차 - 7/24일 일요일, VS 기아, 23:0 패      

9회차 - 8/2일 화요일 ,VS LG, 4:3 승     

2023년 직관 전적          

1회차 - 4/1 토요일, VS 두산, 12:10 패          

2회차 - 5/26 금요일, VS 키움, 2:0 승          

3회차 - 5/27 토요일, VS 키움, 6:5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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