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나를 최대한 다양한 환경에 노출시켜야 하는 이유

편향(Bias)과 대선과정까지의 단상 ▶

1.

수술요법 vs 약물요법 비교하는 무작위 비교 임상시험. 

무작위 (Radomization) 원칙으로 수술요법에 배당된 환자를 수술하기 위해 개복하였는데, 수술할 수 있는 임상시험 선정기준에 들지 못할 사유가 발견되었다. 수술을 진행할 수 없으니, 이 환자는 다시 약물 요법으로 치료하였다. 


결과를 분석할때, 이 환자는 수술군에 속할까? 약물군에 속할까? 


이 환자는 수술군에 포함되어 분석된다. (ITT 분석, intent to treat) 

왜 그럴까? 통계분석시 편향된 결과를 예방하기 위해, 무작위(Radomization) 선정 원칙으로 최초 수술군에 포함되었다면, 끝까지 그 환자는 수술군이다. 

이는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결과해석상의 편향 (Bias)을 막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임상시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대원칙 딱 하나만 꼽으라고 하면, “무작위 Randomization” 원칙을 든다. 이는 임상통계의 시작에서 나오는 가장 직관적인 개념이면서도, 또 가장 어려운 개념이기도 하다.


무작위는 본질적으로 모든 편의를 예방하면서 의학적 개입과 결과사이의 인과관계를 연결하는 현존하는 최고의 과학적 방법이다. 무작위 이후에 시험배정군이 원래 계획과 다른 치료를 받았다고 해서 빼거나 덜면, 결과에 편향 (Bias)가 발생한다. 



2. 

맛집 후기나 상품평 같은 것을 참고하는 것은 과학적인 행동일까? 

임상통계의 원칙으로 들여다 보면 리뷰로 측정되는 점수는 통계적으로 편향(Bias)을 가질 수 있다. 정말 좋은 기억이어서 이를 공유하고 싶거나, 정말 안 좋은 경험을 하여, 굳이 로그인을 하고 점수를 매기고 평을 남겨하는 사유가 충분한 사람들로 구성된 표본이기 때문에.. (후기를 가장한 광고성 상품평은 논외로 하고..) 


물론 표본수가 많아지면, 표본의 평균이 모집단의 평균에 근접(수렴)해질 수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하나의 대원칙이 전제되어야 과학적으로 후기를 신뢰할 수 있다. 

바로 "무작위 (Randomization) 원칙". 애초에 후기를 작성하는 사람들이 무작위로 선정되어 무조건 (좋은 경험, 나쁜 경험, 특별히 로그인 할 이유가 없는 사람..) 후기를 작성하게 해야 한다. (“상품을 구매해주신 고객님은 상품후기를 남기실 자격에 무작위로 선정되셨습니다. 무조건 품평을 남겨주셔야 합니다” 현실적이진 않지만...)



3. 

얼마전 선거운동과 대선까지의 과정 

SNS에서 팔로우 하고 있는 많은 분들의 정치적 생각들을 언뜻 볼 계기가 되었다. 어떤 분은 정치성향을 알게 된 이후로 누군가를 차단했다는 많은 분들도 계셨고, 강한 어조로 거침없이 의견을 피력하시는 분들, 같은 분야의 전문가들이면서도 서로 다른 정치적 통찰력을 보여주시는 분들도 계셨다.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사건들,고민들,사람들이, 나의 삶과 DNA에 흔적을 남기는 것을 피할 수는 없다. 나 역시 어느 한 명을 선택하여야 했지만, 그렇다고 나는 어느 한쪽으로 발생하는 편향(Bais)는 갖고 싶지는 않다. 항상 A후보자의 이런 면/공약과 B후보자의 저런 면/공약을 각각 취한 단 한 명의 사람이 없는 것이 아쉬울 뿐.. 물론, 각각의 장점/강점들이 때로는 Trade-off 관계에 있어서 양립이 불가할 때도 있겠지만.. 

 

나 자신을 항상 이질적이고 다양한 (Heterogeneous) 한 환경, 다시 말해 "무작위 randomization" 된 환경에 노출하기위해, 굳이 다른 생각을 가진, 다른 방법론을 (과격, 온순, 어그로..어떤 식이든) 가진 사람들을 멀리하거나, 끊어내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지 못한 면을 보고, 내가 간과할 수 있었던 면을 공유받아 편향(Bais)을 막고, 내게 새겨진 흔적들과 상호작용하여, 나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이 가장 과학적인 행동이라고 믿는다. 어느 한쪽이 절대적으로 옳고 그런 것이 어떻게 있을 수 있을까.? (단, 강요만 하지 않으면 된다..)


PS. 

출구조사결과를 보며, 역시 통계학의 위대함을 다시 느낀다..



작가의 이전글 박사까지 하고 왜 제약영업을 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