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물이 핑 도는 아들의 한 마디
"아빠, 벼룩이 뭐야?"
"벼룩은 사람이나 동물의 몸에 달라붙어서 피를 빨아먹는 곤충이지. 크기가 아주 작아."
"진드기 같은 곤충이구나..., "
벼룩에 대한 질문에 간단한 답을 하는데 제제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 행동만 봐도 전체 상황에 대한 유추가 가능하다. 제제가 궁금해하는 단어는 따로 있다는 이야기다. 그 단어에 벼룩이 포함되니까 먼저 벼룩에 대해 물어본 것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럼 벼룩시장은 뭐야?"
터져 나오는 웃음을 가까스로 참아냈다. 벼룩시장, 바로 이거였구나. 아빠의 설명을 듣고 잠시나마 피를 빨아먹는 작은 곤충이 시장에 있다고 상상했나? 아니면 벼룩이라는 곤충을 판매하는 시장이라고 받아들였을까? 어쨌든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재빨리 수습에 들어갔다.
"옛날에 프랑스란 나라에서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가지고 나와서 필요한 사람에게 팔았대. 벼룩이 숨어있을 만큼 낡은 물건을 팔았다고 해서 이름이 벼룩시장이 된 거야. 진짜 벼룩이 있다는 건 아니고."
"그럼 나도 벼룩시장에 가서 물건을 팔 거야."
무얼 팔고 싶으냐 묻자, 오래된 장난감과 책을 팔고 싶다는 제제다. 그걸 팔아서 돈이 생기면 어디에 사용하고 싶은가를 재차 물었더니 제제는 잠시 생각한 후에 말을 이었다.
"나는 아빠를 사랑하잖아. 그러니까 아빠에게 소고기를 사주고 싶어. 백 개, 천 개, 만 개 사줄 거야."
"......, "
눈물이 핑 돌았다.
제제, 네가 어느 별에서 아빠를 찾아왔는지 늘 궁금하게 여겨왔는데 이제 보니 그 별은 사랑별임이 틀림없구나. 그러니까 이렇게 아빠에게 큰 사랑을 주는 거겠지.
"고마워."
가슴이 벅차 아무 말도 떠오르지 않았다. 제제를 품에 안고 귓가에 그저 고맙다는 말만 되풀이할 따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