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반게리온 후유증
에반게리온에 대한 후유증이 심각하다
무슨 내용인지 너무 심오해서 이해도안가지만
그럼에도 너무나도 이 작품을 애정하게 되었다는 거다
10년 전에 내가 이 작품을 접했더라면
이해가 가지 않고 어두운 작품이라며 바로 덮어버렸을 테지만 불안을 안고 사는 요즘의 나에게는 더없는 힐링물이었다
나의 고독과 불안이 신지에게 투영되었다
신지가 절망 속을 허우적거리는 장면
평범했던 소년의 자아가 붕괴되는 걸 보며
내용은 이해가 안 가도 감정이 전부 와닿았다
공허와 허무가 흐르고 있는 나의 삶을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여러 번 봐도 매번 새로울 것 같은 작품
ost까지 완벽해서 두 손 모으고 공손하게 들어야 할 거 같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가슴을 울린 작품
나도 평범한 사람일 뿐이다
수많은 사람 중 한 명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때로는 숨기고 싶든 치부도
추악한 모습도 있다. 누군가가 밑바닥을 본다면
너무나도 부끄럽기도 하겠지
그럼에도 나 역시 사람이기에 이런 모습도
자연스러운 거라 생각한다
고독과 허무 타인과 나
타인과 함께 교류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나
그럼에도 우리는 본질적으로 혼자기에 고독할 수밖에 없다. 고독감과 외로움에 많은 방황을 하고 고민을 했던 나에게 큰 인사이트가 되어 준 에반게리온
그래, 사람은 원래 본질적으로 고독한 거야
죽을 수도 없고, 살아가야만 하는 나의 삶
끝까지 잘 이끌어가야지 고독을 즐기면서
결국 마지막까지 혼자 눈을 감게 될 테니까
그러니 타인에게 기대하지 말고
의지하지 말고, 타인의 행동에 흔들리지 말고
내가 정한 바운더리를 잘 지켜나가자
결국 내 삶을 대신 살아줄 이는 없고
떠날 때는 혼자 가는 게 인생이니까
기대도 희망도 갖지 말고 고독한 감정을 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