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커리어 이야기
"이력서는 1장을 넘어가면 안 돼"
"Bullet당 3줄을 넘어가면 안 돼"
"단순한 업무 나열이 아닌 내가 어떤 기여를 했는지에 대한 수치화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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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서에 대해 정말 다양한 글이 존재하고 유튜브를 통해 좋은 이력서를 만드는 법등 너무나 많이 존재한다. 하지만 나는 완벽한 이력서는 존재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A회사의 관점에서 한 지원자의 이력서가 완벽하다고 보더라도 B회사에서는 평범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1장이 넘어가도 잘만 취업이 되는 경우도 보고 bullet당 3줄이 넘어가도 취업의 결격사유는 되지 않는다. 다만, 내 업무 경험을 수치화시키는 건 꽤나 중요한 거 같긴 하다.
MBA를 지원할 때부터 이력서에 꽤 많은 시간을 쏟았고, MBA 프로그램이 시작해서도 Career Management Center에서 가장 먼저 우리에게 시켰던 일도 이력서를 정해진 포맷에 맞게 완성시키는 것이었다.
이력서의 중요성은 어쩌면 당연한 게 회사에서 적게는 수십 명에서 많게는 수 천명의 지원자를 일일이 대화를 통해 경력 확인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간단한 양식의 경력 이력서로 먼저 회사가 요구하는 조건들을 잘 갖추고 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툴이기 때문이다.
이번 글에서는 이미 어느 정도 완성된 이력서를 지원서에 제출할 때 중요하다고 생각한 부분들을 내 경험을 토대로 적어보고자 한다.
Post MBA 풀타임 준비를 본격적으로 올해 초에 시작했고 6월까지 약 400개의 회사에 지원서를 제출했다. 이 중 대부분은 내가 처음부터 목표로 하던 헬스케어 분야였다 (Provider, Payer, Pharma, Biotech and Medical device 포함). 물론 다른 산업 회사들에 지원도 많이 했었다. 다만 내게 인터뷰의 기회를 준 회사들은 대부분 medical device 혹은 healthcare consutling 회사들이었다. 내가 경험이 없는 새로운 산업으로 취업을 한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각 산업마다 사용되는 용어들이 다르고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단 한 개의 마스터 이력서로 모든 회사에 지원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 다행히 나는 집중하는 산업이 있었기 때문에 산업별 이력서보다는 헬스케어에 초점을 맞춰 직무만 구별하여 이력서를 따로 준비했다. 이 이력서를 바탕으로 직무별로 요구하는 특정 경력 혹은 "키워드"를 중심으로 수정하고 제출했다. 예를 들어 헬스케어에서는 HCP (Healthcare Professional), KOL (Key Opinion Leader), Reimbursement 등 이 산업에서만 쓰이는 용어들이 있고 대부분의 잡 포스팅에서 이런 용어들을 찾아볼 수 있다.
이력서를 지원할 때마다 수정하는 게 시간이 많이 걸리고 효과적일까? 하는 질문에는 내가 실제 두 방법 모두 적용시켜 지원해 본 적이 있었는데, 첫 째는 직무별로 만들어 놓은 이력서를 그대로 수정 없이 제출하기, 둘 째는 직무에 많이 보이거나 중요해 보이는 키워드를 기존 이력서에 녹여내기였다. 첫 번째 방법의 경우 아예 한 개의 마스터 이력서를 모든 직무에 지원하는 것은 아닌, 직무는 구별해서 직무별 마스터 이력서를 제출하는 것이었는데 그래도 연락이 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확실히 지원 공고에 중요한 키워드를 이력서에 넣게 되면 연락이 오는 확률은 더 높았다.
비슷한 키워드가 아닌 100% 동일한 키워드가 중요하다
키워드의 중요성은 정말 크다. 많은 회사들이 ATS (Application Tracking System)을 통해 AI로 이력서를 걸러 내게 되는데 보통 각 키워드와 경험 일치도 등을 통해 점수화시키고 상위 점수부터 정해진 인원만큼 자체적인 필터링을 한다. 정해진 인원이 다 차는 순간 아무리 좋은 경력이 있더라 하더라도 이력서는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고 보통은 자동 탈락하게 된다. 따라서 채용 공고에 나온 키워드, 그중에서도 중요한 키워드를 잘 판단하고 수정하는 것이 정말 중요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이 과정을 최대한 빨리 끝내고 최대한 빨리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 (Referral로 지원하는 경우 제외)
내 경험을 통해 깨달은 점은 요즘처럼 안 좋은 취업시장에서 이력서 단계를 잘 통과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회사에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금만 더 시간을 투자해서 중요한 키워드를 꼭 이력서에 넣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