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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JI May 24. 2020

독일에서 저축하기

독일에서 프로생활러 되기


독일에서 저축하기. 한국에서 하는 저축이랑 무엇이 다를까? 해외 혹은 국내에서 이제 막 경제활동을 시작하거나 저축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글을 읽으면서 작은 영감 또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기를!




왜 이렇게 저축이 어렵지?


독일 유학생활 시절부터 해왔던 이 고민은 경제생활을 시작하면 없어질 것이라 예상했으나 생각보다 오랜 기간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왜 일까?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독일에서 저축하기 쉬운 이유와 어려운 이유를 정리해보았다.



독일에서 저축하기. 쉬운 이유?


1. 외식문화가 발달해 있지 않다.

외식은 주 1회 정도가 보통이며, 외식보다는 친구 또는 지인의 집에 모여 같이 음식을 해 먹는 경우가 많다.


2. 소비문화가 발달해 있지 않다.

물론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보통 검소한 소비가 사회 저변에 깔려있는 분위기이다. 지하철을 타는 곳에도 지하상가가 즐비한 우리나라에 비해, 평일 8시 이후(바이에른 주의 경우) 그리고 일요일엔 문을 닫는 독일의 상점은 쇼핑의 편리함을 줄여주고(!?) 충동구매를 최소화시켜준다.  


3. 저렴한 생필품.

식료품을 비롯한 생필품(세제, 청소도구, 샴푸 등)이 아주 저렴한 편이다.


4. 공원 문화.

우리나라에 카페 문화가 있다면, 독일에는 공원문화가 있다. 겨울을 제외한 봄부터 가을까지는 카페가 아닌 공원이나 광장에 나가 간단히 음식을 먹거나 즐기는 문화가 발달해 있어, 밖에 나가도 큰돈을 들이지 않고 친구를 만나거나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독일에서 저축하기. 어려운 이유?


1. 독일 은행의 제로금리와 계좌 유지비. 

슬프게도 많은 독일의 은행들이 (Sparkasse, Deutschebank, Volksbank 등)  제로~마이너스 금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월 2~3유로의 계좌 유지비를 청구하고 다. 


2. 독일의 높은 소득세와 사회보장비.

한국과는 달리 독일에서는 소득세와 사회보장비가 전체 소득의 40%를 차지(특히, 아이가 없는 싱글의 경우)할 정도로 높은 편이다.


3. 독일의 셀프 연말정산.

독일에서는 회사에서 연말정산을 대신해주지 않기 때문에 연말정산은 본인이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한다 (독일 사람들 DIY 좋아하는 건 알았지만 연말정산까지 셀프일 줄이야). 얼마나 잘 알아보고 연말정산을 꼼꼼히 하느냐에 따라, 환급세액에도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돈을 모을 수 있을까?


바로 저축을 쉽게 그리고 어렵게 만드는 이유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꾸준한 가계부 작성 통해 저축을 쉽게 만드는 이유는 최대화시키고 저축을 어렵게 만드는 이유를 최소화시킨다면 자신감을 갖고 자신에게 꼭 맞는 현명한 저축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해 나갈 수 있다.


우선 소비와 지출을 생각해 보았을 때 중요한 부분은 꾸준한 가계부 작성을 통해 자신이 어떤 곳에 얼마의 금액을 소비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식비"라고 했을 때, 본인의 머릿속에 정확한 평균값과 목표치가 떠오르는 것이 중요하다. 나의 경우, 월평균 식비(외식비 포함)는 330유로 정도로 세후 소득의 13% 정도 된다. 또한, 나의 식비 최고치는 소득의 15% (375유로)로 이 금액은 절대 넘기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다. 


물론 이 비율은 본인의 생활방식에 따라 조금씩 변경할 수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정확한 목표치를 정해 놓고 그것을 넘지 않는 소비를 하도록 꾸준히 기록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이렇게 정확한 목표치를 수립하고 평균값을 쉽게 기억하기 위해서는 가계부 작성 시 지출 항목을 최소화하는 것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나의 가계부에는 5가지의 지출 항목이 있다 - 식비, 집, 차, 유흥비(쇼핑 포함), 투자 및 저금.


투자 및 저금을 지출비용에 포함시키는 이유는 매월 소득이 들어오는 생활비 통장의 잔액을 0으로 만들고 다른 지출 항목과 저축 금액을 쉽게 비교하기 위함이다. 저축 금액이 식비보다 적다면 적잖은 죄책감도 따라오므로 저축 의지를 조금 더 불태울 수 있을 것이다. 통신료나 잡지 구독료 소득의 1% 미만을 차지하작은 지출들은 모아 "기타" 항목으로 처리하자.


투자 및 저금 항목은 처음부터 너무 크게 잡기보단 조금씩 늘려나가. 한 번에 많은 돈을 저금하는 것보다, 작은 돈이라도 꾸준히 저금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특히, 독일의 경우 사회보장비에 기본적인 의료보험, 실직보험, 연금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으므로 저축 비를 책정할 때 이 부분도 고려해 너무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 외에도 저축이 쉬운 개인적인 이유 적극 활용해 지출 항목별로 이상적인 목표치를 한다면 뿌듯함과 자신감은 배가 이다.




저축이 어려운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본 글에서는 내가 독일에 거주하면서 느낀 어려운 점들을 토대로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려고 한다.


첫째, 독일 은행과 관련된 비용 해결하기.   

둘째, 독일 사회보장제도 공부하기.

셋째, 셀프 연말정산 마스터하기.  


독일 은행과 관련된 비용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금리가 제로 이상이며 계좌 개설 혹은 유지비용이 없는 독일 은행을 찾아 계좌를 옮기는 일이. 특히나 계좌 개설 및 유지비용은 은행 창구 또는 은행 대면상담 이용 등의 서비스에서 오는데,  온라인 뱅킹이 활성화된 시점에서 전화서비스나 이메일 등으로도 충분한 경우에는 아무 이유 없이 그 계좌 유지비를 은행에 납부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학생의 경우 계좌 비용을 청구받지 않는 경우가 있지만, 졸업을 하는 순간 혜택 또한 사라진다는 것을 명심하자. 보통 독일에 처음 도착해 동네에 제일 많이 보이는 Sparkasse 또는 Deutschebank에 계좌를 개설하는 경우가 많은데(나 포함), 후에 발생할 부대비용을 생각한다면, 미리 다른 은행들을 찾아보고 계좌를 이동하는 것을 고려해 보자.  


쓸데없는 비용을 청구하지 않는 독일의 은행을 예로 들자면, Consorsbank, DKB, comdirect 등이 있고 N26 같은 모바일 은행도 적은 금액의 예금에 유용한 편이다. 개인적으로는 Consorsbank를 만족스럽게 사용 중이며, 계좌 비나 유지비가 따로 들지 않아 생활비 통장(Girokonto) 그리고 저축통장(Tagesgeldkonto) 이렇게 두 가지 통장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두 번째로, 독일에서 사회보장비를 내고 있는 직장인, 프리랜서라면 독일 사회보장제도에 대해 꼼꼼히 알아두자. 종종 이 비용을 세금처럼 생각하고 아까워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이 사회보장비는 그만큼의 혜택을 장기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그 혜택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느냐 이용하지 않느냐에 있을 것이다. 독일에 납부하는 보험료는 연중 2회 치과, 산부인과 등에서의 무료 정기검진과 질병이 있는 경우 입원 및 치료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실업보험이나 연금도 개인이 납부한 금액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독일의 연금재단은 한국의 국민연금공단과 연결되어 있어 필요한 경우 연금의 이동이 가능하다.


사회보장 혜택들을 공부하지 않으면, 돈은 돈대로 납부하고 혜택은 누리지 못하는 바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어차피 내야 하는 비용이라면 꼼꼼히 알아보고 자신이 누릴 수 있는 최대한의 혜택을 보장받도록 하자.


마지막으로, 셀프 연말정산을 마스터하는 일은 저축 못지않게 중요하다. 연말 정산 후 받는 환급금은 본인이 얼마나 꼼꼼하게 연말정산을 작성하느냐에 따라 1.5~2배까지 그 금액이 차이가 날 수 있으므로 특별히 애정을 담아 공부하자. 연말정산이 처음이라면 유튜브만 검색해도 ("Steuererklärung" 또는 "Tax claim germany") 연말정산 팁, 연말정산 추천 앱 등 다양한 튜토리얼을 찾아볼 있다.


개인적으로 잘 쓰고 있는 독일 연말정산 앱으로는 WISO Steuer:Web이 있다. 회사 동료의 추천으로 처음 써보게 되었는데, 소득이나 소비 항목별로 쉬운 질문을 통해 관련된 소비 사항을 입력하도록 되어있어 놓치는 부분 없이 꼼꼼한 정산을 도와준다. 연 회비 19유로 정도가 들지만, 개인 세무사를 고용하는 것보다는 훨씬 경제적이다. 여기에 더해, 평소에 가계부를 써왔다면 연말 정산은 더 쉬워질 테다.




저축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돈을 모으기 쉬운 또 어려운 이유에 대한 자신의 생각 정리해 보는 건 어떨까? 이것만으로도 현명한 저축 계획을 세우는 좋은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 일하는 당신이라면, 시스템 적인 문제보다는 저축을 도와주거나 방해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를 정리해보자. 전자를 극대화하고 후자는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가계부 작성과 병행한다면 몇 개월 후 달라져있는 통장 잔고를 확인할 수 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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