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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희진 Jan 26. 2023

엄마표 영어 독서 노트

1. 이전, 원서 읽기에 대하여

 엄마는 가르치지 않는다.


큰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때, 나처럼 영어를 배우고도 말 한마디 못하게 가르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 하나로 엄마표 영어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쳐야' 한다는 부담감에 10년 넘게 손 놓았던 영어 공부를 하려고 노력했다. 성인의 원서 읽기 카페에 가입해서 원서 낭독 스터디도 했고, 실전에서 써먹을 수 있는 영어 한 마디씩 암기하여 아이에게 영어로 말을 걸어 보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온라인 TESOL도 수료했다. 이런 노력은 어디까지나 나를 위한 것이지, 아이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나를 위한 공부는 여전히 시험에 떨어지는 듯한 좌절감만을 맛볼 뿐 아이 입에서 영어를 말할 수 있게 하는 지름길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현실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성인인 나와, 아이의 언어를 받아들이는 기본적인 능력이 다르며 학습 방법 또한 달라야 한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깨달았다.





아이가 챕터북에 들어가고부터는 내가 공부했던 성인 학습자를 위한 원서 읽기의 방법은 빛을 발했다. 25분 정도로 짧고 굵게 집중하기, 미리 오늘 읽은 분량을 인덱스로 표시해 두기, 한국어 번역본이나 영화를 시청함으로써 미리 내용 파악하기 등의 팁들은 아이를 집중하게끔 이끄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 그제야 비로소 엄마는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 한 문장의 의미 등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영어로 둘러싼 환경에서 자극을 받을 수 있도록 이끌어 가는 역할이면 충분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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