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전국~ 노래자랑~~ 대상을 꿈꾸며!

오늘 낮에 동네 노래자랑 경연에서 '대상' 받았습니다~~

by 아헤브

https://www.youtube.com/watch?v=AoDDC_PthBs

동영상 오류가 계속 떠서, 죄송하지만 유튜브에 전국 노래자랑 오프닝 이라고 치시면 이 영상이 나오는 점을 말씀 드립니다 (출처 : 전국드럼자랑)


마지막 대상 발표만을 앞두고 있었다.


그 순간 가슴이 콩닥거리고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참가자는 고작 열 명 밖에 되지 않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떨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차피 모 아니면 돈데~'


이미 거명된 수상자 명단에 없으니, 포기할 법도 한데 왠지 내 마음은 계속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주 작은 확률로 내 이름이 불리면 어쩌지?'


나도 모르게 묘한 기대감이 목구멍을 타고 빠르게 올라왔다.


'될 대로 돼라!

아니야 기왕이면 잘돼라!'


두구두구두구~


"이제 마지막 대상자를 호명하겠습니다~"


"대상자는 바로바로~~

아헤브!

아헤브님은 속히 앞으로 나와 주십시오~"


'진짜? 나? 내가 대상자라고? 오 마이 갓~'


'대상이라니! 개그맨들 연예 대상은 매년 빠지지 않고 챙겨 보는 나였지만, 그건 언제나 남을 향한 이야기였다. 나는 언제나 진심을 다해 대상 수상자에게 박수를 보내주는 대상이었던 것이다. 그런 내가 '대상' 주인공이 될 줄이야.'


https://youtu.be/BDOEoynfOG4?si=v1NtiaaI8-xBo03e

대상 수상곡, 출처 : 유튜브 채널 루트리스, 가사를 꼭 들어보세요. 동영상 오류가 계속 되어, 유튜브 창에 일어나 김광석을 쳐서 들어보시는 걸로 말씀 드려요~~



물론 전국 노래자랑 규모는 아니었다.

백여 명 앞에서 부른 매우 작은 규모의 노래경연잔치일 뿐이었다. 물론 그 자리에 국회의원, 구청장, 구의원들이 시차를 두고 오고 가셨지만, 아주 작은 경연 무대였던 것이다.

'출간 계약을 하고, 내 책이 교보문고 오프라인 매대에 깔리면 이만큼 기분이 좋으려나~'

베스트셀러가 되고, 스터디셀러까지 등극하게 되면 이렇게 기분이 좋으려나~' 사뭇 궁금해졌다.


'앗싸~ 따봉~ 나이스~ 얼씨구~ 지화자~ 좋다~ 가 연발로 터져 나오는데 쉽사리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아주 작지만 일보 전진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앞으로도 도전하기를 게을리하지 말아야겠단 생각이 찾아왔다.

내 안에 나도 모르게 잠재되어 있던 행복감이 목구멍을 타고 빠르게 바깥으로 터져 나왔다.

청중을 향해 허리를 숙이고 쩌렁쩌렁하는 큰 소리로 장외 청중들의 시선을 모았다.


"안녕하세요. 이렇게 귀한 상을 제게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고(故) 김광석 님의 주옥같은 '일어나' 가사처럼 여러분 모두 삶의 자리에서

주저앉지 마시고 일어나서, 지치고 힘든 이 세상 함께 힘차게 살아가시지요!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인사말을 남겼다.


전자레인지를 건네받았다. 두 달 전에 전자레인지가 고장이 난 게 그새 소문이 돌았나?

어려워진 형편에 남이 오래 사용 중이던 중고품을 받아 잘 사용하고 있는 참이었다.

간단한 조리 기능만 겨우 사용하고 있었는데...

어느덧 이쁘게 도금 처리된 실버색 전자레인지가 내 가슴 안에 들려 있었다.


실버색 전자레인지 아주 마음에 든다.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질 법도 한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그 무게감이 나를 든든하게 받쳐 주는 것 같았다.


맨 앞 줄, 아빠를 향해 앉아 있는 기쁨이와 아내의 뜨거운 환호를 받으며, 만개한 미소를 머금고, 그 둘에게 소리 내어 진한 고마움을 표했다.


"이틀 동안, 일어나 노래 수백 번 들어주느라 고생했어.

자기랑 기쁨이 두 사람 덕분에 이렇게 좋은 결과가 올 수 있었어. 무한 반복 듣기 힘들었을 텐데~ 땡큐~"

어르신들 앞에 목례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지난밤, 자정 너머까지 3시간 반 컴퓨터 앞에 앉아 대화를 하며 줌 강의를 듣고 틈틈이 시간 내서 연습한 결과였기에 더욱 감사할 수밖에 없었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감사하고, 지금 이 순간까지 감개무량할 뿐이다.


내 인생에 언제 다시 '대상'이 찾아올지 모르겠다.


오늘 백 여분 앞에 서서, 부른 "일어나"의 가사가 지금 나의 현실을 대변하고 있기에, 비록 앞으로 대상을 차지하는 영예가 다시 찾아오지 않더라도, 사는 끝날까지 지금처럼 깊은 감사 가운데 사는 것만큼은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잘 살아갈 수 있을 것만 같아, 지난 삶을 허락해 주신 부모님과 사랑하는 아내, 기쁨이, 나의 소중한 지인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하고 싶다.

매일 감사 제목을 쓴 지 1년 8개월이 지나간다. 오늘 밤도 습관을 따라 감사의 제목을 쓰며, 잠자리에 들 일만 남았다. 한 해 동안, 매일 큰 절을 하고 잠자리에 드는 기쁨 이가 여지없이 오늘도 내 곁에 와주었다. 그는 '오늘의 큰 절'을 하고 자기 방으로 들어선다. "고마워. 아들."


이렇게 행복한 감정이 찾아온 게 얼마 만일까? 작은 성취지만, 어려움이 끝없이 몰려오는 상황 속에서 얻어낸 결과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에 대한 감사를 나눌 수 있도록 만들어준 소중한 동네 노래자랑 소식은 이렇게 글로 기념되어, 지구 반대편까지 뿌려진다.


모든 것이 감사다. 지금 내게 없는 것은 앞으로 내게 주어질 것이다.

그러니 지금 내게 있는 것으로 감사하고, 사랑하고, 표현하며 살아갈 일이 여전히 남아 있다.


이 행복을 이 순간, 브런치 독자님들께 나눌 수 있는 이 밤은, 정말 아름다운 밤이다.


"읽어 주신 모든 분들께, 마음 깊은 곳에서 우려낸 감사의 찻잔을 드립니다. 저와 함께 잠시 머물러, 따뜻한 차 한잔 드시고 가세요."



(다음에는 전국 노래자랑에 나가볼 생각입니다. 그런데 저희 동네에 언제 올진 미지수네요 :) )

이 모든 것이 은혜입니다. 거저 주어진 선물이라는 뜻입니다


추신)


"송지영 작가님. 감사합니다!"


"지영 작가님이 격려해 주신 덕분에, 참가를 포기하려다 나가는 것으로 마음을 바꿨습니다."


"작가님이 가요제 출전을 권유해 주지 않았더라면.. 아마 출전하지 않았을 거예요."


해보지도 않고, 경연 프로그램에 결국 참석하지 않는 쪽으로 선택했을 것 같아요."


"애초에 부를 생각이었던 '아모르파티'는 결국 부르지 않았지만 대신 김광석 님의 "일어나"를 선택했다고 말씀드렸죠."


"결국 옳은 선택을 한 것 같아요. 앞으로도 오늘의 경험을 토대로 현명한 선택을 하고, 주위 분들의 소중한 권유, 덕담, 조언을 경청하는 제가 될게요."


"이 자리를 빌려, 작가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감사해요. 작가님."




keyword